KB인베스트먼트는 KB금융그룹 계열 투자 전문 회사다. 자기자본 1306억원에 운용자산 1조300억원 규모의 대형 투자회사로 5년간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설립 이래 770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중 115개 기업이 상장(IPO)했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벤처2본부 이사는 분야별 투자 전문가가 많은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바이오 전문심사역이다. 신 이사는 서울대 미생물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해 연구소를 거쳐 국내 1호 바이오 상장 기업인 ‘마크로젠’에서 근무하며 이론과 실무, 투자를 경험했다. 이후 산은캐피탈 벤처투자실에서 바이오팀장을 거쳐 현재까지 800개 바이오 기업의 투자를 검토했으며 이 중 30개 기업에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신 이사는 “바이오 벤처 투자가 어려운 것은 전문 용어 자체가 어렵고, 전문지식이 많기 때문”이라며 “전문 분야만 10~20년을 연구한 박사나 교수가 창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분야 심사역의 경우 전공자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료 투자는 지난해 업종별 신규 투자금액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망 투자처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초 벤처거품이 걷힌 이후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신 이사가 투자한 회사 중에는 레고켐이나 제넥신, DNA링크, 비알앤이 IPO에 성공했다.
신 이사는 “고령화 사회에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인구 증가, 삶의 질 향상 요구로 바이오, 의약 시장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문제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원천 기술 개발 이후에도 임상 시험 등 길고 까다로운 상업화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이 과정이 10년씩 걸린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바이오·의약 산업도 기존 ‘복제약’ 산업만이 아니라 전문 기술 개발과 상품화 부문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는 등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 IT와 결합한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창업도 줄 잇고 있다.
신 이사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과학과 기술 분야 기초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기반이 튼튼해졌으며 삼성같은 대기업의 진출로 규모의 경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며 “메디톡스, 레고켐같은 기업이 글로벌 라이센스에 성공하면서 우리가 만든 데이터나 상품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이사는 까다로운 바이오 벤처 투자의 특성상 전문 심사역의 역할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오 시장 진출 방안을 사업화 초기부터 함께 고민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당 기업이 사업계획서부터 기술 검증, 상업화까지 제대로 이행되는 지 꼼꼼이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