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동체와 날개 등에는 강한 내구성을 가진 복합소재가 사용되지만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갈라짐과 상처 등이 생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틈이지만 자칫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발전한다. 이 때문에 X선 등을 활용해 중요 부위를 검사하고 유지 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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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물질로 이뤄진 구체(왼쪽)과 실험 장비(출처:브리스톨대 WASS리서치그룹)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최근 항공기 날개 부분에 적용해 틈을 스스로 복구하는 자기수리 탄소섬유(Self-healing carbon fiber)를 개발했다. 나노복합재료를 강화한 소재로 항공기 안전성을 높이고 유지 보수 작업 시간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소재 속에 복구물질(healing agent)로 이뤄진 미세 구체 형성에 기반을 둔다. 날개를 구성하는 소재에 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시 구체가 깨지면서 복구물질이 틈으로 스며드는 구조다. 복구물질은 주변의 정상적인 소재와 접촉해 단단하게 굳으며 틈을 메우고 기존보다 더 높은 강도를 제공한다.

아직 아주 작은 크기의 틈만을 스스로 복구할 수 있고 특정 소재에만 적용 가능하다. 가격도 비싸다. 만일 실제 항공기에 적용하더라도 가장 핵심적인 부위에만 일부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항공기 부품용 소재로 상용화하는 데 5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같은 원리를 활용해 항공기는 아니더라도 좀 더 가벼운 분야에는 먼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을 위한 손톱관리용 매니큐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코팅 등이다. 복구 영역을 키우면 틈과 갈라짐이 자주 발생하는 도로 등에 적용해 교통사고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