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내 모바일 트래픽이 올해 월 평균 최대 트래픽 예상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증가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지만 현재 주파수 정책은 이를 수용하기 어려워 미래형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모바일 트래픽은 13만8121TB(테라바이트)다.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서 예측한 2015년 월평균 트래픽 최대 수요인 13만1965TB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초과한 이래 3월부터 초과 트래픽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통신업계는 이날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열린 ‘2015년도 한국통신학회 하계종합학술발표회’에서 5G 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초고속, 초저지연, 대용량이 핵심인 5G 시대에는 수십㎓에 이르는 주파수 대역폭이 필요하다. 현재 주파수 정책보다 공급량을 늘리고 공급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 서비스를 위해서는 6㎓ 이하에서 500㎒ 폭 이상, 6㎓ 이상에서 최대 45㎓ 폭 등 많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외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은 5G 용도로 6㎓ 이상 주파수 후보대역을 공지했다. 일본은 4.4~4.8㎓까지를 5G 후보 대역으로 제안했다. 미국, 중국도 5G 진화를 위한 주파수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
국내 5G 주파수 공급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5G 용도주파수 분배를 결정하면 6㎓ 이하에서 최소 200㎒, 6㎓ 이상에서 최소 500㎒ 폭을 2020년 이후 공급한다는 방향성만 설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를 시연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5G 서비스를 위한 구체적 주파수 공급 계획이 필요하다.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서 예정한 2020년보다 주파수 할당 시기를 앞당기고, 11월 열리는 WRC-15 결과를 반영해 5G 후보 대역도 구체화해한다는 것이다.
5G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 주파수 정책은 주파수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 중심으로 수립돼왔다. 해외에서는 주파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효율성이 높은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LTE-TDD 주파수 공급을 2018년 이후로 예정하고 있다. LTE-TDD 시장 개화를 대비한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주파수 경매로 공급되는 면허 대역뿐만 아니라 비면허 대역을 활용한 기술(LTE-U)도 개발해야 한다. LTE-U는 면허 대역과 비 면허 대역을 주파수 집성(CA) 기술로 묶어 사용한다. 비면허 대역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그림이 요구된다.
박병성 에릭슨LG 수석은 “향후 3밴드 이상 주파수집성(CA)이 늘어나고 LTE-TDD나 비면허 대역 활용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 글로벌 상호 운용 등을 고려한 주파수 할당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트래픽 추이(단위:TB) 자료:미래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