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총 15조원 이상 재정을 투입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크게 위축했다고 판단, 재정건전성에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정부 지출을 늘려 이른 시일 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다.
정부는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추경 계획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25일 발표했다.
정부는 “추경 등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으로 메르스 확산 등 예기치 못한 충격과 하반기 재정여력 약화를 극복하겠다”며 “세입결손 보전과 메르스·가뭄 등 재난대응, 수출, 청년고용 등 서민생활 안정을 중심으로 재정보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8%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추경을 편성하지 않으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경기 위축이 심각하며, 재정을 하루라도 빨리 투입해야 침체 장기화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5조원 이상 재정투입은 추경과 기금 변경, 공공기관 조기투자 등으로 구성한다. 추경은 10조원 규모로 편성할 전망이다. 세부 방향과 규모는 세출 리스트를 바탕으로 다음 달 초 다시 당정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은 메르스, 가뭄 등 재난 대응과 수출, 청년고용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방재정 집행률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높여 지방재정 지출을 약 3조원 늘린다. 지자체가 추경으로 지역 민생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 특별교부세 혜택을 강화한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무역금융을 14조원 늘려 최근 지지부진한 수출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재정보강 외 청년 고용절벽 완화, 수출·투자활성화, 소비여건 개선, 서민·중산층 지원 강화, 리스크 관리, 4대 부문 구조개혁 계획을 내놨다.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고용 위축을 막기 위해 청년 근로자를 일정기준 이상 늘린 기업에 세액을 공제하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시행한다. 공공기관 가운데 청년고용 효과가 큰 해외투자·무역 진흥, 정보통신·정보화 촉진 분야를 우선 증원한다.
기초연구 분야에 완전자유공모형 연구개발(R&D)을 우선 도입하는 등 R&D 체계를 혁신한다.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 환변동분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한시 도입하는 등 해외투자를 활성화 해 원화 강세를 완화한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분야별 세부 계획을 차례로 발표한다. 먼저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을 공개한다. 7월에는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 벤처 지원 강화 방안, 코스피·코스닥 시장 간 경쟁강화 방안 등을 내놓는다.
최 부총리는 “외부 충격을 극복하고 침체에서 회복으로 경제 물줄기를 바꾸기 위한 경제 활성화 과제와 구조개혁 방안을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며 “추경을 포함한 모든 정책의 성패는 신속한 집행에 있는 만큼 7월 초까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