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10~50대 이상 국민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UHD 방송을 시청한 소비자 66.7%가 UHD TV 구매의향을 드러냈다. TV 교체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8.8%에 불과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1년 안에 새 TV 구매 계획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49형 UHD TV 적정 가격을 묻자 39.7%가 151만~200만원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101만~150만원은 29.3%, 201만~250만원이 19%로 뒤를 이었다. 가격만 낮아진다면 UHD TV는 빠르게 보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컨설팅에 따르면 2014년 세계 UHD TV 출하량은 1160만대다. 전년보다 700%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이보다 세 배가량 늘어난 3000만대로 전망한다. 국내 TV 제조사는 올해 초 UHD TV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으며 방송업계도 UHD 방송에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양새다.
이런 적극적 시장 공략 탓일까. 최근 UHD TV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모처럼 TV 시장이 활기를 띤다. 올해 들어 UHD TV 가격은 더 내려갔고 풀HD보다 네 배 더 선명한 초고화질 화면이 소비자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콘텐츠다. UHD TV를 샀다면 이를 활용할 콘텐츠가 필요하다.
김태우 이버즈 기자 tk@ebuzz.co.kr
◇UHD TV 콘텐츠 즐기려면
현재 UHD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은 케이블TV와 IPTV가 있다. 케이블TV와 IPTV 모두 외장형 셋톱박스를 사용해 UHD를 제공 중이다. 지상파는 연말 서비스 예정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케이블TV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씨앤앰 등이 UHD 셋톱박스를 내놨다. 다만 케이블TV는 지역별로 가입할 수 있는 사업자가 정해져 있으므로 거주지 사업자가 UHD를 서비스하지 않는다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다.
IPTV는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TV처럼 지역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KT는 ‘올레 기가 UHD tv’, SK브로드밴드는 ‘Btv UHD’, LG유플러스는 ‘U+tv G 4K UHD’라는 이름으로 셋톱박스 기반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PTV는 지난해 상용서비스 5년 8개월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으며 현재 1100만명가량이 이용 중이다. IPTV는 꾸준히 가입자가 증가하고, 케이블TV는 점차 줄어드는 형국이다. VoD와 스마트방송 수요 증가가 IPTV 가입자를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IPTV UHD 콘텐츠 규모는
통신 3사 IPTV에서 사용할 수 있는 UHD 콘텐츠를 하나하나 파악해 봤다. 조사 시기는 6월 초다.
먼저 UHD 채널 보유 현황이다. 현재 UHD 전용 채널은 KT만 유일하게 운영 중이다. SKB와 LG U+는 UHD방송 채널이 없다. VoD 콘텐츠만 보유하고 있다.
KT IPTV 서비스 올레 기가 UHD tv는 세 개의 UHD 전용 채널을 서비스한다. 국내 최다 UHD 채널 수이자 유일하게 복수 UHD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제공되던 UHD 채널은 클래식, 네이처, 힐링 등을 소재로 하고 있어 시청자 층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스카이 UHD1은 ‘하우스오브카드’ 등 화제의 드라마는 물론이고 액션, 드라마, 스릴러 장르 인기영화를 함께 서비스하는 영화·오락 전문 UHD 채널이다. CJ UXN 채널은 CJ E&M이 판권을 확보한 UHD 콘텐츠 제공 채널로 ‘명량’ ‘설국열차’ 등 국내영화와 ‘꽃보다 할배’ ‘미생’ 같은 예능, 드라마가 편성된다.
UHD VoD 콘텐츠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콘텐츠 총 수량과 러닝타임을 비교해봤다.
▲UHD VoD 총수량
▲ UHD VoD 전체 러닝타임
UHD VoD에서도 KT가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총 237편으로 러닝타임을 모두 합치면 1만5092분이다. UHD 콘텐츠만 쉬지 않고 본다면 10일가량 볼 수 있는 분량이다. SKB가 총 193편, 1만 3044분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며, LG U+는 가장 적은 173편, 1만 1155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르별 콘텐츠도 살펴봤다. 시리즈는 미국 드라마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3사 모두 비슷한 시리즈를 구비했다. 시리즈 수만 보면 KT 4개, SKB 5개, LG U+ 5개다. LG U+ 편수가 적은 것은 시즌 하나의 편수가 적은 시리즈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편당 가격은 SKB, LG U+ 모두 1500원으로 동일하지만 KT는 1500원뿐만 아니라 2000원짜리도 있다. 다만 KT에서는 시리즈 전체 결제를 이용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SKB와 LG U+는 시리즈 결제가 없다. 예를 들어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2는 KT에서 1만2000원에 시즌 전체를 감상할 수 있지만 SKB와 LG U+에서는 1만9500원을 내야 한다.
미드와 함께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인 상업 영화는 KT와 SKB가 각각 86편, 85편으로 비슷하다. LG U+는 63편으로 다소 적다. 다만 SKB는 단편 영화를 21편 제공한다. 영화와 시리즈 등 콘텐츠 면면을 살펴보니 인기 장르에서는 3사 모두 거의 차이가 없는 편이다.
UHD는 풀HD보다 네 배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다큐멘터리를 즐기기에도 무척 좋다. 다큐멘터리는 KT가 38편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SKB가 3편, LG U+가 19편을 제공하고 있다.
라이프와 스포츠 장르는 KT만 콘텐츠를 보유했다. SKB는 애니메이션 1편, 광고 영상 5편을 유일하고 제공했고, LG U+는 단막드라마 17편을 홀로 서비스했다. 공연 장르는 LG U+가 20편으로 가장 많고 SKB 11편, KT 9편이다.
콘텐츠 가격은 4000원이 가장 많으며 6000원, 2000원, 2500원 등이다. 간혹 1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미드와 상업영화를 제외하고 나머지 장르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된다. 무료 편수는 KT가 100편으로 SKB 41편, LG U+ 56편보다 갑절가량 많다.
◇UHD IPTV, 이버즈의 선택은 ‘KT’
UHD TV 판매량은 점차 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전용 콘텐츠는 많이 모자란다. 방송 업계는 양팔을 걷어붙이고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체감 속도는 아직 느릿느릿하다.
당장 UHD 콘텐츠를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UHD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업스케일링 등으로 풀HD를 보완한다고 해도 UHD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UHD TV를 구매했는데 풀HD 콘텐츠만 즐기고 있다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구매한 의미가 없다. 차라리 더 저렴한 풀HD TV를 사는 것이 낫다. 참고로 풀HD TV로도 UHD 콘텐츠 시청은 문제없다.
이런 점에서 소비자 선택은 명확해 진다. 가장 많은 UHD 콘텐츠를 보유한 KT ‘올레 기가 UHD tv’를 가입하는 것이 그나마 UHD TV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타사에는 없는 UHD 채널을 세 개나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UHD VoD도 가장 많이 갖추고 있다. UHD TV를 보유했거나 구매 예정인 사용자라면 콘텐츠 현황을 잘 살펴보고 가입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