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등급분류 16년 만에 민간 자율로 바뀐다

정부 게임물등급분류 업무가 16년 만에 민간으로 넘어간다. 유무선 연동, 가상현실(VR), 스마트TV 등 게임 산업 기술 변화에 맞춰 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할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사후 관리는 더욱 강화된다.

국회는 조만간 현행 정부 심의로 운영되는 게임등급분류제도를 민간 자율에 맡기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다. 지난 1999년 제정된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둔 등급분류제도가 16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주선 의원은 “현재 게임등급분류제도를 개선하는 게임법개정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정기국회 상정이 목표다.

개정안은 현행 정부가 맡은 게임등급분류 심의를 민간 게임 유통사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온라인게임은 물론이고 VR게임, 스마트TV, 온라인·모바일 연동 게임 등 새로운 플랫폼 형태에도 적용한다. 모바일게임 오픈마켓에서 구글이나 애플, 이동통신사업자, 다음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등급을 분류해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현행 모바일 게임은 오픈마켓 특례가 적용된다. 오픈마켓에 게임을 올리는 게임 제작자가 오픈마켓 유통사업자가 미리 제시한 체크리스트에 등급분류 요소 유무를 판단해 제출하면 이의 적정성을 검토한 후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게임물 등급을 결정한다.

박주선 의원은 “등급분류 의무 자체는 유지하는 것이고, 등급분류 주체가 오픈마켓 유통 사업자로 변경되는 것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지난 4월 9일 박주선·전병헌 의원이 주최한 ‘게임물등급분류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주선 의원은 당시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스마트TV, 가상현실 등 기술발전과 새로운 플랫폼 도입으로 게임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비해 법은 구시대적인 규제 역할에 머물고 있다”며 “게임 한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등급분류 정책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케이드 게임 적용 여부와 사후관리 방안 등 구체적 내용에는 말을 아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구체적 사안은 정부, 업계와 협의 중”이라며 “조만간 앞둔 법안 발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역시 게임물 등급분류제도 개선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게임산업 중장기 진흥계획 ‘피카소(PICASSO)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게임물 등급분류제도 개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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