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주요 증권사는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예상치는 만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순이익 전망치는 25조원으로 19.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가 2013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20% 이상 성장 의미는 반감된다.
여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최근 3주 사이에 이익추정치가 하향조정에 들어갔다.
1분기까지만 해도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들이 반등에 성공하고 증시에 봄바람이 불면서 6월 초까지 실적 기대치가 상향 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메르스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이 심해지고 엔화 약세 부담이 가중된 데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으로 전망치를 내려잡기 시작했다.
최근 한달 간 순이익추정치는 1.1%가량 하향조정됐는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종은 IT와 조선, 자동차였다. 메르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내수주 가운데 유통, 생활용품, 음식료는 추정치가 오히려 상향됐고 의류, 여행·레저업 정도만 이익추정치가 하향됐다. 이는 메르스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내수경기 위축이 추정치에 덜 반영된 탓이다.
현재 영업이익 증가율은 24%대로 만약 전망치를 달성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과거 10년 중 긍정적 실적 시즌에 드는 몇 안 되는 해로 기록된다. 문제는 내수주 실적이 거의 하향 조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기대만큼 높은 증가율을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LIG투자증권이 과거 10년간 실제 영업이익 증가율과 추정치를 비교한 결과 추정치 평균은 27.7%였지만 실제 증가율은 13% 수준에 그쳤다. 이런 차이는 2012년 이후 더 심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올해 1분기 개선 흐름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24%라는 전망치는 너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과거 평균적인 영업이익 증가율과 실적 증가율 사이의 괴리와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 계절성 등을 고려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현재 전망치인 33조원보다 5~10% 하향 조정된 29조8000억~31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염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전년 동기보다는 개선된 흐름을 보이겠지만 2분기 어닝시즌은 내수주의 이익추정치 하향 조정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투자자들은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소폭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