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자금이 투입되는 IC단말기 전환 지원 사업자로 한국스마트카드와 한국신용카드 네트워크(이하 한신네)가 최종 선정됐다.
16일 여신금융협회(회장 김근수)는 연구원, 보안기관 등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위원장 이재연)를 열어 최종 사업자 두 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입찰에 참여한 금융결제원과 한국신용카드결제(코세스)는 추가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협회는 해당 사업자의 제안사항에 대해 세부계획 등을 확인 후 추가 선정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입찰에 참여한 곳은 총 5개 기업이다. 선정된 사업자는 제안한 입찰 내용에 따라 카드사와 밴 수수료 인하 등 계약을 변경 후 7월부터 지원대상 영세가맹점이 확정되는 데로 자사 가맹점부터 IC단말기를 우선 전환한다.
다른 밴사 소속 가맹점도 기존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IC단말기 전환을 꾀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 결과와 관련 일부 갈등 양상도 빚어질 전망이다. 입찰 선정에 앞서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회장 강석민)가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입찰이 진행 중인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 사업’에 대해 입찰을 즉각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대형 밴사는 이번 입찰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한 밴사 관계자는 “선정 기준이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IC단말기 전환의 원래 목적인 보안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형 밴사와 밴 대리점이 빠지면서 위약금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남겨뒀다.
문제는 새로운 사업자가 선정됐지만 기존 밴 대리점과 가맹점간 체결한 약정서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밴(VAN) 대리점은 영세가맹점에 결제단말기를 최소 1년에서 3년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무상으로 설치해 주는 ‘공짜 약정’을 맺는다. 밴대리점들은 신규사업자를 통해 보급사업이 진행될 경우 최고 20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가맹점들에 물릴 계획이다.
영세가맹점 ‘POS 설치 및 밴(VAN) 이용 계약서’에 따르면 임의해지 조항이 포함돼 있다. 무상으로 결제단말기를 설치·유지보수해 주는 대신 가맹점이 임의해지하거나 기기를 변경했을 때 해지 시점부터 위약금을 변상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통상 계약 체결 후 6개월 미만은 물품 총액의 300%를, 6개월 이상이면 200%를 변상해야 한다.
물론 밴 대리점이 대대적인 위약금을 걸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여러 사업자간 이견이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했고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IC단말기 전환 사업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