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전격 인하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위축 우려와 수출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1.7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 10월, 올해 3월까지 1년 새 4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사상최저수준인 1.5% 대 초저금리 시대를 열었다.
금리 인하 배경은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메르스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한은의 극약 처방이라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외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수출부진과 메르스 사태 영향으로 성장 전망경로에 부정적 요인이 커지면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며 “1명(동결주장)을 제외한 나머지 금통위원이 모두 금리 인하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5월 중 수출지표를 보면 IT제품 수출은 증가했으나 비IT제품 수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월대비 수출이 10.9%나 감소했다.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와 주요국 통화약세 기조에 따른 부진도 지속되는 상태다.
금리인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메르스 사태’는 그동안 개선 움직임을 보이던 소비와 내수 경제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주열 총재는 “메르스 사태 파급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제주체의 심리, 경제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급증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여전히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가계부채 잔액은 1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초저금리 시대 금융시장은 조그만 움직임에도 과민 반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경 등 최대한 시장 안정화에 중점을 둔 재정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수출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수출시장은 일본의 엔화가치에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다”며 “우리 금리인하가 국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적고, 수출시장에 단기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