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 장기 불황에 빠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내수 판매는 고령화 추세 속 중산층 감소와 청년 실업 증가 등으로 4년째 정체 내지 감소하는 추세다. 수출은 선진국 시장 판매 경쟁 심화, 주요 신흥국 시장 침체,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3년째 감소하고 있다.
그 여파로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6만대를 정점으로 4년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립적 노사관계 속에 생산 감소 근본 원인 중 하나인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를 타파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 감소를 촉진하는 요인들만 증가하고 있다.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시킨 것은 고임금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요인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은 근로자 평균 연령 증가와 맞물려 생산성 저하를 더욱 가속화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국내 자동차 생산 감소 추세는 고착된다. 종국에 가면 우리 자동차 산업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겪었던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대규모 공장 폐쇄에 따른 극심한 경기 침체, 대량 실업은 불가피하다. GM의 한국산 쉐보레 차량 유럽 수출 중단에서 전조를 엿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 자동차 업계는 노사가 협력해 고임금과 저생산성 구조를 동시에 개선하는 공장 혁신 사례를 만들고 있다. 다임러 그룹이 작년 10월 벤츠 신델핑겐 공장 혁신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 벤츠 운터투르크하임 파워트레인 공장 혁신 방안을 추가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임러 노조는 이번에도 2020년까지 생산비 수억유로 절감에 동의했다. 사측은 고용을 유지하면서 향후 수년 간 수십억유로를 투자해 신형 엔진과 변속기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2017년 출시할 연료전지차 생산-개발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올해 6월 초부터 이 공장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독일 자동차 노사 협력 사례는 당사자인 노와 사가 협력하면 얼마든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국내 자동차 생산 증대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다.
우리도 노사 협력 하에 국내 공장의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 자동차 산업이 명실상부한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날을 고대해본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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