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서 새로 쓰는 에너지 미래]기술과 사람·시장이 모이는 에너지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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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 혁신도시가 대한민국 최고 혁신도시이자 세계 속 에너지밸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국전력이 앞장서겠다.”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본사 나주 이전식에서 천명한 지역 상생 비전이다. 한전은 본사 이전과 함께 광주·전남권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세계적 전력에너지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일본 도요타시나 미국 실리콘밸리 처럼 전력산업에 특화된 글로컬(Global+Local) 창조경제 혁신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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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삼성동에서 전남 나주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기념식을 열었다. 조환익 한전 사장(가운데)이 행사 참석인사들과 함께 테이프를 끊었다. 조 사장은 이날 빛가람 에너지밸리 구축 비전을 밝혔다.

◇10년 대작업, 세계 최고 ‘스마트 에너지 도시’ 목표

사물인터넷(IoT) 융합 에너지 효율화 산업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 기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투자자·바이어에게 필수코스가 됐다. 최근엔 중동, 남미, 동남아시아 공무원 현장학습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꼭 들르는 곳은 수도 서울이 아닌 전라남도 나주시. 이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로 더 잘 알려진 스마트 에너지 도시다.

10년 뒤를 내다본 에너지밸리 탑이 지금도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다. 수백 개 에너지 전문기업이 모여들고, 에너지 공기업과 관계기관·연구소, 대학이 하나의 체인처럼 엮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로 도시 생활과 문화까지 스마트 에너지 옷을 입는다.

한전이 구상하는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아직 해외 어느 곳에서도 유사 사례가 나오지 않은 글로벌 첫 시도다. 조성이 완료되면 에너지 직접단지로서 역할은 물론 에너지·ICT 융합 허브로서 기술과 기업, 사람이 모두 모이는 도시로 거듭난다. 한전은 앞으로 10년간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에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다.

첫 도입기인 내년까지는 산업 공생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산학연관 협력 조성에 집중한다. 첫 단추로 지난 2월 해외 주요 산업클러스터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4월엔 지역사회 및 전문가들과 대토론회를 거치며 로드맵을 확정했다.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는 산학연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꾸미고 문화첨단산업 ·샌재생 에너지·농식품생명산업·IT융합 벨트와 연계된 광주전남권 전력산업벨트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도입기 유치 목표 기업수는 100개다. 이후 2018년까지 250개사, 2020년까지 500개사로 단계적 확대 계획이다. 전력분야 소프트웨어(SW) 등 ICT 기업과 연구개발, 스타트업들이 우선 유치 대상이다. 광주전남권에는 전력IT 기기와 중전기기, 기자재 등 전력설비 중소기업을 위한 보금자리로 꾸며진다. 지역가점제와 우선 구매, 연구·시험장비 개방으로 중소기업 이전을 유도할 예정이다.

투자유치 전담반을 꾸려 현대·효성·일진·LS 등 대기업 유치도 추진한다. 대기업이 관심을 가진 협력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이전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2·3차 협력사까지 동반이전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5년 내 주요 기업을 유치하면 혁신도시를 에너지+ICT 첨단도시로 정착시키고, 10년 내 문화·관광까지 어울어진 세계 최고 에너지밸리로 일으켜세운다는 계획이다.

◇총력전 들어간 에너지밸리 조성

한전은 올해 초부터 에너지밸리 총력전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3월 보성파워텍을 1호 입주기업으로 유치한 데 이어 보해양조·네오피스 등 벌써 10여개 협력사를 추가 유치했다. 지금까지 유치로만 약 400명 인력 추가채용과 430억원 투자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유치는 올해 한전이 가장 큰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다. 에너지밸리 기반을 다지는 초기 사업인 만큼 한전은 타 이전 기관·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 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력그룹사 3000여개 협력사와 지자체 4000여개 연관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지자체와 함께 공동으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여는 등 전국을 돌며 유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수 기업을 이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2000억원 상당 중소기업 육성펀드가 대표적이다. 에너지밸리에 입주하는 기업은 출연금 이자 수익을 활용한 대출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제품 우선구매 비율도 40~70%로 늘린다. 중소기업이 지방 이전 이후에도 제품 판로를 보장받아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2000만원 상당 마케팅 비용 지원과 해외수출 판로개척에도 힘쓴다. 지난 5월 열린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해 8개 중소기업이 10개 해외기업과 총 67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에서 한전은 해외 바이어 항공료, 숙박비 등 참가비용을 지원해 우리 중소기업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하반기엔 기업 이전·창업 보육센터와 연구개발센터 역할을 함께 수행할 ‘에너지밸리센터’도 착공한다. 한전은 연구소 설치 기업에 시험설비 무상이용과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지자체는 토지와 건립비용을 댈 예정이다. 앞서 한전전력연구원 분원과 기초전력연구원 분원이 나주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연구개발단지 조성의 시작을 알렸다.

한전은 창업과 이전, 연구개발, 제품화, 판로개척, 수출에 이르는 전과정을 지원하는 에너지밸리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산업분야 신생기업 전용 협력연구개발 과제를 신설하고, 건당 최대 10억원이었던 협력연구 개발 지원금을 융복합 과제에 대해 20억원까지 늘렸다. 한전KDN, 한전KPS, 기초전력연구원 등 나주로 이전한 다른 전력그룹사나 관련 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공동 지원시스템도 갖췄다.

한전은 관련 기관이나 지자체와 협력해 에너지밸리 이전 기업이 초기 도산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은 물론, 금융, 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해 가동할 방침이다.

<에너지밸리 조성 전략/자료:한국전력>

에너지밸리 조성 전략/자료:한국전력

<2015년 에너지밸리 관련 사업 추진 과제/자료:한국전력>

2015년 에너지밸리 관련 사업 추진 과제/자료:한국전력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