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변압기 하나로 3000만불 수출탑 거머쥔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

“레드오션 현실에 굴하지 않고 블루오션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성장은 따라옵니다. 5년 내 대기업도 부럽지 않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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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산일전기 대표.

전력기기 분야에서 변압기 단일품목으로 최근 ‘3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산일전기 창업주 박동석 사장은 28년간 변압기 생산 한 우물만 팠다. 2000년 후반 내수시장 포화와 한국전력 발주물량 감소에 따른 업체 간 출혈경쟁을 피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게 지금의 산일전기를 만들었다.

그때 박 사장은 전력뿐만 아니라 육상·해양플랜트, 선박 등 특수용 변압기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이나 인도 업체의 저가 공세를 피할 수 있는 하이엔드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지난해 매출 57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매출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았다. 수출 비중이 60%로 늘어나 어엿한 수출기업 반열에 올랐고 GE에너지·도시바·미쓰비시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까지 하게 됐다.

박 사장은 “중전기기 산업은 오래된 전통 분야지만 에너지 안보와 앞으로도 계속될 후대를 위한 영속적 산업 중 하나”라며 “2000년대 대부분 업체가 한국전력 등 내수시장에 집중할 때 특수 변압기를 개발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글로벌 강소기업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변압기 분야 만큼은 트라스포(ABB 자회사)나 트렌치 같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진입이 까다로운 육상·해양플랜트 분야 등 특수변압기 시장을 한 발 앞서 파고든 것이 입지를 확보하는 데 주효했다. 최근엔 신재생에너지용 변압기를 포함해 연료전지·전력변환장치(PCS)용 변압기를 앞세워 일본과 브라질 시장에도 진출했다.

박 사장은 “콤팩트한 사이즈에 진동이나 외부 충격에도 강한 차별화된 기술로 어느 현장에도 최적화시킬 수 있는 맞춤형 변압기 설계 능력으로 시장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플랜트·선박용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용 변압기 수출 물량이 늘고 있어 생산 공장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9900㎡(3000평) 규모 경기도 안산 생산 공장을 1만6528㎡(5000평)로 확장해 1000억원 규모 물량을 소화할 그릇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ICT를 접목한 미래형 변압기 개발에도 힘 쏟고 있다.

박 사장은 “수 년 전부터 변압기 설비를 자체 진단·예방해 수명과 효율적 운전이 가능한 센싱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며 “아직 유럽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부족한 기술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변압기로 시작해 변압기에서 끝낸다는 신념으로 100여명 남짓 직원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강소기업 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