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명 ‘재단업계 우버’가 등장했다. 맞춤형 의류 제작이라는 특성상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미국 재단업계에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미국 남성의류 전문 업체 맨스웨어하우스 전 대표(CEO)였던 조지 짐머가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지역 재단사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 지테일러스(zTailers)를 세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조지 짐머 지테일러스 CEO는 “이 서비스는 재단사들을 위한 우버”라며 “사이즈가 안 맞아 옷장 안에 넣어둔 값비싼 옷들을 고치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객은 고급 정장, 셔츠, 재킷이나 드레스를 수선하거나 구매하는 작업을 지테일러스 웹사이트와 앱에 접속해 예약할 수 있다. 가격은 바지 밑단을 고치는데 16달러(약 1만8000원), 셔츠를 다리는데 20달러(약 2만2000원) 등으로 미리 정해져 있다. 원하는 일을 고른 뒤 이를 수행할 장소를 지정하면 재단사가 찾아간다. 작업을 거친 옷은 며칠 내로 받아볼 수 있다. 지테일러스는 재단사로부터 건당 35% 수수료를 받는다.
조지 짐머 CEO는 “미국인들은 지난 수년간 수십억달러를 맞춤형 의류를 사는 데 쏟아부었다”며 “체중 변화로 사이즈가 안 맞으면 대다수가 비싼 돈을 들여 또 다른 옷을 산다”고 전했다.
지테일러스는 최근 몇 달간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600명 재단사가 가입했다. 연내 미국 50개주로 사업을 확장해 1000명이상 재단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재단업계는 환영하고 나섰다. 정장은 주로 맞춤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단사가 지속적인 매출을 내기가 어렵다. 조지 짐머 CEO는 “미국 재단사는 평균 연간 3만8000달러(약 4234만원)를 버는 데 그친다”며 “우리 서비스로 이를 갑절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리오 갈반이라는 한 재단사는 최근 의류업체를 그만두고 재단 일을 시작했다. 지테일러스를 통해 첫 번째 고객을 유치해 로스엔젤레스(LA) 해안가 인근으로 찾아갔다. 고객은 그에게 30장의 셔츠를 모두 수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선비는 총 800달러(약 89만원)였다.
갈반 씨는 “고객들을 만나보니 한 번 찾아가면 옷장 안에 있는 의류를 한꺼번에 맡기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1년에 10만달러(1억1143만원) 이상은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