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호암상 시상식 주도...새로운 `삼성의 얼굴` 각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을 삼성 대표 자격으로 치뤘다.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후 첫 공식행사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결의로 삼성 지배구조가 빠르게 정리되는 가운데 삼성의 상징적·실질적 중심에 선 이 부회장 첫 대외 행사였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시대’가 본격화됐다고 평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 역할을 대신했다. ‘호스트’ 자격으로 시상식을 주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2015년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와 정관계, 법조계, 학계, 재계, 금융계, 언론계, 문화체육계, 사회복지계, 외교사절 등 550여명이 참석했다.

고건, 이홍구, 한덕수, 현승종 전 총리,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나선화 문화재청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협회장, 고영회 대한변리사협회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등이 자리했다.

재계 관계자는 “호암상 시상식은 삼성이 대대로 중요하게 생각해온 상징적인 큰 행사”라며 “정·재·학계 국내 최고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얼굴’로 공식화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시상식에서 무대 정면 첫 번째 열 가운데 자리에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과 나란히 앉아 시상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재단에서 시상식을 주최한 만큼 별도 인사말이나 수상자에 대한 격려사 등은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수상자 등은 시상식에 이어 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을 함께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참석해 수상자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시상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와병으로 오너 일가가 모두 불참했다. 삼성 경영진 일부만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암상 시상식에서 이 부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 자연스럽게 접촉할 기회를 가졌다”며 “이 부회장이 삼성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대외 활동에서도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암상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직접 제정했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는 등 삼성가(家) 주요 행사 중 하나다. 올해 25회 시상까지 총 127명 수상자에게 상금 199억원을 수여했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미국 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 등 다섯 명이다. 각 수상자는 상장과 함께 메달(순금 50돈), 3억원을 받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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