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제품, 소재기술에 달렸다]<1>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최신 스마트폰과 UHD TV까지, 세계 1등 ‘메이드 인 코리아’ 완제품과 부품이 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세계 1등 제품에는 최고 소재 기술이 녹아 있다. 하지만 완제품 그늘에 가려 경쟁력 토대인 소재와 소재기술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세계 1등 대한민국 제품 속에 숨겨진 1등 소재 기술과 소재 기술인 연구 성과를 발굴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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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근 재료연구소 박사팀이 새로 개발한 플렉시블 투명전도성 필름 제조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첨단 전자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자 소재기술이다.

TV 디스플레이는 과거 불룩한 CRT에서 얇고 평평한 LCD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까지 나왔다. 선명도와 자연에 가까운 색 재현성에 중심을 두었던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이라는 첨단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사용 목적에 따라 모바일(소형), 가정용(중형), 광고 및 영화(대형) 영역으로 구분한다. 중형, 대형 디스플레이는 실내외에 장착해 사용하기 때문에 무게나 크기에 있어 제한을 덜 받는다.

반면에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소형화, 경량화는 필수이고, 동시에 대화면 기술도 필요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기기 핵심 소재 기술로 부각된 이유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접거나 구부려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다. 세계적으로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미미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가 이제 막 등장했다.

디스플레이 주 소재는 투명전도성 필름이다. 이 필름은 진공증착 ITO(Indium Tin Oxide)로 만든다. ITO를 진공 유리 기판 또는 플라스틱 기판에 박막 코팅하는 방식이다.

투명하고 전기가 잘 통해 LCD, PDP, OLED 등 여러 평판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소재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반면에 유리처럼 깨지기 쉬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ITO를 대신해 투명전도성 필름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은나노선 등 나노 재료다. 하지만 전기적, 광학적 특성이 기존 ITO에 비해 부족하고, 고가 제작 공정 또한 실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재료연구소는 ‘광폭 표면처리용 선형 이온빔 소스 및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소재와 공정 개발을 동시에 이뤄낸 연구개발 성과다.

신소재 개발에는 그 소재를 적용할 공정 개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소재를 개발해도 적용 공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면 상용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료연구소는 이 기술을 토대로 ‘미세 배선 함몰형 플렉시블 투명전도성 필름’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배선을 적용해 만든 이 필름은 플렉시블 기능은 물론이고 기존 대비 높은 전기적 성능을 나타냈다.

연구개발을 이끈 김도근 재료연구소 표면기술연구본부 플라즈마공정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산업 강국이지만 원천 기술과 기초 소재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세계적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유연 소재 연구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지금 국가 차원에서 기초 원천소재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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