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출력 2000RPM, 고도 4000피트 비행조건은 양호합니다. 무안공항에 바람이 16노트로 불고 있지만 엔진, 시스템 등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초당대가 10억여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다이아몬드 에어크래프트사로부터 도입한 3D모의비행훈련장치 ‘DA40 FSTD’ 조종스틱을 잡았다. 외부상황과 동일한 조건으로 셋팅한 ‘FSTD’는 실제로 비행기를 조정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작동했다. 조종 실력이 서툰 탓에 ‘이륙’부터 난관이었다. ‘지그재그’로 항로를 운항하자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시뮬레이터 화면도 ‘위아래’를 반복해 멀미가 날 정도였다.
디지털계기판 곳곳에는 첨단정보통신기술이 숨겨져 있다. 고도와 스피드, 온도, 기체발란스 등 외부환경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비행기록은 빅데이터에 자동 저장돼 조정사별 비행습관과 시행착오 방지에 활용된다.
초당대학교(총장 박종구)가 수십억원을 들여 항공우주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무안국제공항과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초당대는 ‘우주항공특성화대학’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10억원 규모 비행시뮬레이터시스템과 대당 5억원에 이르는 항공기 ‘DA40·42’ 5대를 도입했다. 올 하반기에는 단발기와 다발기 세 대를 추가 도입한다.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지역 대학이 항공인력 양성에 과감한 투자를 결심한 배경은 정보통신기술과 항공우주산업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우주항공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확신에서다.
초당대는 지난 2012년 항공을 특성화 분야로 선정했다. 항공계열 3개 학과(항공운항, 항공정비, 항공운항서비스)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초당대는 정문에서부터 공군 전투기 실제모형을 전시해놨다. 교문으로 들어서면 무엇을 하는 대학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제1전투비행단장 출신 김재용 교수와 28년간 공군사관학교에서 파일럿을 키워 온 윤용현 교수를 영입해 맨파워도 강화했다.
초당대는 지난해 9월 무안국제공항 여객청사에 콘도르비행교육원을 오픈했다.
콘도르비행교육원에는 최첨단 비행기(DA-40NG)와 시뮬레이터를 비행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초당대는 비행기가 추가 도입되면 현재 항공운항학과 재학생에게만 제공하는 비행교육을 일반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윤용현 항공운항학과장은 “실제 공항과 최첨단 항공기를 통한 살아있는 현장실습은 직업조종사로서 기량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최고 실습환경이 될 것”이라며 “오는 7월 다발항공기가 도입되면 민간항공사 입사기준인 다발한정 및 비행경력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프로그램은 직업조종사 최소 요구조건인 자가용 조종사면장 과정, 계기비행증명 과정, 사업용조종사면장 과정, 다발한정과정, 조종교육증명과정, 경력추가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종교육 증명과정에서 비행교관 자격을 취득하고 소정의 평가를 통과하면 본원에서 비행교관으로 근무할 수 있다. 비행시간을 축적해 국내외 민간항공사로 취업하게 되는 브릿지 코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산학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초당대는 오스트리아 다이아몬드 에어크래프트사와 로타스엔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는 독일 MT 프로펠러, 호주 가민 등과 양해각서(MOU) 교환을 추진한다. 글로벌항공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초당대는 서비스센터 운영, 자격증 발급 등에도 나선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향후 5년간 국내조종사는 연평균 455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인프라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최첨단 항공교육시스템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공군, 민간항공사와 맞춤형 산학협력을 강화해 항공인력분야 구인구직 미스매칭 해소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