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정유·화학 회복 사이클 진입?…하반기도 실적 호조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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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정유·화학업계가 1분기 숨통을 트더니 하반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정유업계에는 2분기 이후도 양호한 수준 정제마진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그러면서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가격 하락과 마진 축소가 점쳐지기도 한다.

다수 전문가는 올해 정유·화학업종 실적 턴어라운드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본다. 1분기 실적뿐 아니라 2분기에 이어 올 하반기까지 실적 개선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정유·화학업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국제유가가 안정적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예상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정유업계는 유가 안정과 정제마진 상승으로, 화학업계는 저가 원료 투입에 따른 실적 개선을 각각 기대한다.

유가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더라도 저유가가 수요를 자극하고 정제마진을 높이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거나 정유 수급과 관련해 특이한 변화가 없지만 정제마진이 급격히 개선된 이유다.

따라서 정유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1분기보다 더 나은 실적을 나타낼 것이고 화학업종 역시 정기보수 시즌과 유가 반등이 겹치면서 제품 마진이 개선되는 흐름을 올해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납사 가격이 2분기에도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는 것도 정유·화학업계가 2분기 이후 1분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예상할 수 있는 요인이다. 원유에서 나오는 납사를 원재료로 에틸렌을 만드는 데 유가가 하락하면서 납사 가격도 함께 내렸다.

한동안 셰일가스 덕에 원가경쟁력이 높은 에탄크래킹센터(ECC) 증설이 늘고 납사는 외면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에틸렌 가격이 오른 데다 유가까지 내리면서 납사가 유리해졌다. 폴리올레핀(PO)은 2분기 말까지 아시아 역내 정기보수가 집중된 상황이라 수요는 40~50%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최근 유럽, 중국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여전히 안심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유업계가 1분기 정제마진을 회복한 것은 유가 반등과 맞물려 공장 가동률을 늘린 것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중동 산유국 평균단가격차(OSP) 인하와 미국 한파·정유업계 파업 등 일회성 이벤트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2분기 이후 정제마진이 하향평준화되고 정유사가 가동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정제마진 상승폭도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는다. 동절기가 지나고 비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자연스레 줄어드는 것도 압박요인 중 하나다. 업황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중국·중동 등이 설비를 늘리며 우리나라 정유사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정유업계 정제마진이 중동 지역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하락할 것과 저유가로 수요가 늘어 당분간 유지될 것 모두를 대비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5~65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급과잉 상황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국제 원유가격 급등락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이후부턴 일시적인 정제마진 개선 효과가 끝나고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저유가로 인한 수요증가가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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