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이 DDR4·LPDDR4 D램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린다.
차세대 기판 시장을 선점하고 회사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과거 DDR3 시대를 선점해 고속 성장을 기록했던 심텍이 DDR4 시대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텍은 지난해 하반기 서버용 DDR4 D램 공급을 시작한 후 분기마다 매출이 향상되고 있다. 지난 1분기부터 모바일 LPDDR4 D램용 기판(substrate)도 생산했다. 올해 심텍 DDR4 및 LPDDR4 관련 매출은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에 PC용 보드온칩(BoC) 및 모듈 PCB 매출은 점차 줄면서 연착륙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기판 생산 공정에 특화돼 메모리 표준 변화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메모리 반도체 소자 시장 상황이 안정적인 만큼 올해 고부가 메모리 기판 비중을 늘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DR4 D램 수요를 확대하는 것은 서버 시장이다. 심텍 서버용 메모리 모듈 사업 매출은 지난해 856억원에서 올해 1170억원으로 37%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다. DDR4 D램은 DDR3 대비 가격이 비싼 만큼 당분간 고가 서버를 중심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가 올 하반기부터 DDR4 D램 생산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PC 등에도 본격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플립칩(FC) 칩스케일패키지(CSP)·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메모리 모듈 등 신사업 매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FC CSP는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패키징에 쓰이는 기판이다. 종전에는 삼성전기·일본 이비덴·대만 킨서스 등 선두 업체만 생산했지만 최근 심텍 등 국내 업체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중국·대만을 중심으로 중저가 AP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은 국내 PCB 업계에 기회 요인이다.
심텍 FC CSP 매출은 지난해 395억원에서 올해 560억원으로 41%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SD용 메모리 모듈 매출은 지난해 238억원에서 올해 614억원으로 16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심텍이 지난해 전방 시장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반전되는 모습”이라며 “고부가 제품 비중이 본격화되는 하반기 더욱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