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車가 불러올 ‘운전의 소멸 시대’

지난 3월 엔비디아가 주최한 GTC 2015 기간 중 테슬라모터스 CEO를 맡고 있는 엘론 머스크가 단상에 올라 엔비디아 CEO 젠슨황과 대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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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선 흥미로운 말이 나왔다. 당시 대담에서 젠슨황은 인공지능이 핵무기보다 위협적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자동운전 자동차와 딥러닝을 이용한 인공지능의 가능성은 어떻게 보냐고 물었다. 엘론 머스크는 자동운전 자동차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동운전 자동차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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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예전에는 모든 엘리베이터에 운영자가 붙어서 조종을 했지만 지금은 전기회로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고 설명한 뒤 다가올 미래에는 사람들이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을 법적으로 금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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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 머스크는 무게가 2톤이나 되는 데스머신(Death Machine)을 사람에게 운전시키면 안 된다는 표현도 썼다. 그는 자동운전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생길 매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금 자동차는 높은 충돌 안전성과 운전자 보호를 위해 수많은 기술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는 이런 점이 무게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자동운전 자동차는 높은 안전성을 보여준다는 점만 인정되면 필요 이상으로 들어간 안전 장비를 줄여 가볍고 주행 효율이 높은 차량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엘론 머스크는 또 일정 기간 자동운전 자동차와 기존 차량이 동시에 주행하게 될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만일 모든 차량이 자동운전 자동차라면 상호 통신을 통한 매시 네트워크를 구축, 집단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행 환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반 이 안에 사람이 운전하는 수동 운전 차량이 1대라도 들어가면 이런 체제가 단번에 붕괴되어 버리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대로 충분한 차간 거리를 확보하는 비효율적 주행으로 되돌아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는 대부분 차량이 자동운전 자동차로 바뀌기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 세계에는 20억 대에 달하는 자동차가 존재하지만 이 차량은 모두 인간이 운전하는 수동운전 자동차다. 이들 차량이 모두 자동운전 자동차로 바뀌는 데에는 20년 이상 긴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구글을 비롯해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와 닛산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자동 운전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완성에 가까운 영역에 이를 수 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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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점에서 재미있는 자동차가 있다. F105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컨셉트카다. F105는 가까운 미래에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일이 없어진 세계를 상상해 만든 것이다. 자동주행 자동차인 것.

메르세데스벤츠가 생각하는 미래 자동차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과거의 일이 되어버리고 자동차는 기능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런 자동운전 자동차 시대가 앞으로 15년 안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자동운전 자동차 현실화를 위해 본격적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인텔리전트 드라이브(Intelligent Drive) 실험 차량을 이용해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고 이미 자사의 E클래스와 S클래스 모델에는 스톱앤고(Stop&Go)라고 불리는 부분적 자율 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물론 F105는 이보다 훨씬 미래, 그러니까 자동차가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를 상상한 것이다. 앞서 엘론 머스크의 상상처럼 차량 디자인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평범한 좌석이나 백미러, 페달이나 핸들 같은 것조차 더 이상 필요 없어진다.

탑승자는 차량 안에서 독서를 하거나 이메일을 쓰고 잡담이나 SNS를 즐긴다. 불필요한 장비를 걷어낸 내부 공간은 상당히 넓다. 알루미늄 재질 시트는 방향을 바꿀 수 있고 수평에 가깝게 펼칠 수도 있다. 4K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음악을 선택하거나 사진을 보고 채팅을 즐긴다. 창밖의 아름다운 경치를 투영하게 할 수도 있다. 테이블도 배치되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F105 같은 자동운전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에 있다고 본다. 미국을 예로 들면 매년 교통 사고로 3만 명이 사망한다. 그런데 가망 원인은 90%가 운전자 실수다. 따라서 이런 방정식을 자동운전 자동차로 옮긴다면 자동차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 가능성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동차는 인간에게 ‘운전하는 즐거움’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 뒤에는 ‘운전의 소멸’을 말하게 될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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