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알뜰폰 전담법인 ‘KT M모바일(가칭)’을 이르면 이달 말 신설한다. 통신 자회사 가운데 알뜰폰 사업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탄생하는 것은 처음이다.
KT M모바일은 기존 통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후불폰 사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 전략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알뜰폰 법인 KT M모바일이 이달 말 법인 설립 완료를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법인 설립과 함께 KTIS 알뜰폰 사업 이관과 내부 정비를 마치고 이르면 6월 영업을 시작한다.
KT M모바일 사무소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마련됐다. 앞서 KT는 지난달 16일 내부 인사에서 대구고객본부장을 지낸 김동광씨를 신설법인 대표로 내정했다.
업계는 KT M모바일 자본금을 2000억원, KTIS 알뜰폰 사업 양도액은 13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2월 말 현재 KTIS 고객은 17만7000여명으로 대부분 선불폰 고객이다. 알뜰폰 전문회사로 거듭나는 만큼 후불폰 사업을 비롯해 사업영역 확대가 예상됐다. 사물인터넷(IoT) 접목 등 KTIS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업계는 KT M모바일 설립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크게 두 가지로 전망했다. 우선 KT M모바일이 가입자 유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불폰 사업에 주력하는 경우다. 선불폰 시장에 주력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중소 알뜰폰 업체 사장은 “KTIS는 본래 선불폰 시장에서 마케팅 비용을 중소업체보다 1.5~2배 많이 투입했다”며 “신설 법인이 선불폰 사업 투자를 늘리면 중소업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면에 대부분 업계는 KT M모바일이 이르면 하반기부터 후불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온라인에서만 진행하는 후불폰 사업을 오프라인 판매점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것이다. 가입자 정체에 직면한 시장 1위 CJ헬로비전과 경쟁사인 SK텔링크, 미디어로그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KTIS가 지난해 7월 알뜰폰 시장에 진입해 12월 기준 가입자가 14만명에 달하는 것은 매월 2만명씩 가입자를 늘린 셈”이라며 “신설법인이 월 가입자를 3만명으로 늘리면 2년 만에 7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후불폰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도 중요하지만 신설 법인은 현재 시장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설립하는 것”이라며 “IoT가 확산되면 새로운 시장에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역할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 및 점유율(2014년 12월 기준) / 자료:미래창조과학부 사업자 제출자료>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