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도 `해외로밍` 된다...로밍 도매대가는 해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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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1, 2위 업체가 ‘해외로밍’ 서비스로 맞붙었다. 이동통신사와 달리 정액제 데이터 로밍서비스가 안 됐던 불편함이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와이파이 수신기를 렌털해주는 방식이어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SK텔링크(대표 이택)는 해외 ‘데이터 무제한 로밍서비스’를 13일 출시했다. 와이파이 단말기를 빌려주는 방식이다. 하루 6500~7500원 요금으로 중국·일본·필리핀 등 주요 아시아국가와 미국에서 데이터 로밍이 가능하다. 유럽은 5월부터 서비스된다. 최고 10명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무분별한 데이터 사용으로 인한 ‘요금폭탄’을 막을 수 있게 됐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이동통신사 무제한 데이터 로밍서비스 요금이 하루 9000원~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35% 요금할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에서 정액제 해외로밍 서비스가 나온 건 지난해 9월 CJ헬로비전이 동일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두 번째다. 업계 1, 2위 업체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향후 해외로밍이 알뜰폰 경쟁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업체가 내놓은 서비스는 와이파이 단말기를 출국 시 택배로 수령하고 귀국할 때 공항에 반납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통사처럼 신청만 하면 손쉽게 정액제 데이터 로밍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차이점이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알뜰폰이 이통사에 지급하는 ‘해외로밍 도매대가’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선 알뜰폰이 정액제 데이터 로밍을 운영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고객이 1만원 정액제 로밍에 가입한 뒤 5000원어치만 사용하더라도 알뜰폰은 이통사에 1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1만5000원어치 사용하면 1만5000원을 고스란히 지급해야 한다. 알뜰폰은 남는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이통사는 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 이통사에 통신망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누적적자가 심한 상황에서 알뜰폰 업체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정액제 데이터 로밍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며 “해외로밍에서도 알뜰폰을 배려한 도매대가 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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