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기본금, 실적 차등화 vs 정액인상 `팽팽`

발전소 건설 투자비 회수를 위해 기본적으로 정산해주던 기본금(용량요금)을 앞으로 실적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난 2001년부터 10년 넘게 고정돼 있는 용량요금을 수술하기 위한 조치지만 업계 의견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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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이 운영중인 평택2복합화력발전소.

13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열리는 전력시장 규칙개정위원회 본회의에 용량요금 성과연동제(PCF) 도입 안건이 상정됐다. 앞서 지난 10일 시장규칙개정위원회 실무회의는 PCF 도입 안건 본회의 상정을 의결했다.

PCF는 2001년부터 발전소에 설비투자 보전을 위해 일괄적으로 정산해주던 용량요금을 발전 실적과 연동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지금까지 발전사업자는 발전소 호기별로 ㎾h 당 7.46원을 일괄 지급받았다.

용량요금 차등화 논의는 지난 2011년 9·15 순환정전과 2012년도 전력수급 위기 때 불거져 이후 발전산업 효율화와 시장구조 개선을 위한 방도로 주목받아 왔다. 예전 전력수급 불안정으로 전력요금이 치솟으면서 일부 노후발전소가 설비 가동 없이 시장 입찰만으로 수익을 챙기면서 국정감사 등을 통해 특혜 문제까지 제기됐다.

전력당국은 이번 PCF 도입으로 전력계통 기여도가 떨어지는 발전소에 대한 혜택은 줄이고 발전소 가동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 곳에는 성과만큼 보상을 준다는 계획이다. 시장논리든, 경제성 차원에서든 바람직한 제도 개선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동일수나 효율이 떨어지는 발전소는 그만큼 용량요금 수익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시장 구조조정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발전업계는 갑작스러운 정산구조 변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업계는 PCF 도입보다는 용량요금 자체 인상을 더 바랬다. 지난 2001년부터 묶여있는 7.46원 용량요금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12~14원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성과연동제를 도입하더라고 현 기준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차등화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장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입장차가 확연하다. 일부 노후설비 퇴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공급 포화상태인 지금은 준공 5년 이하 설비도 제대로 가동실적으로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노후설비 구조조정을 넘어 시장 전반 수익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렸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용량요금 인상은 발전사 기본금 전반적 상승을 가져올 수 있어 성과연동형 제도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도입 이후 제도 설계에 있어 계통에 기여한 발전소에 실질적인 성과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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