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카드공정’ 시작됐다···`차이나페이` 황풍(黃風)

막강 자금력·인프라 앞 세워…한국서도 인프라 확충

알리페이, 텐센트에 이어 중국 유니온페이(은련)가 막강한 자금력과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지불결제 시장을 파고든다. 구글, 애플, 삼성 등이 모바일결제 플랫폼 경쟁을 벌이고 있을 때 은련은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결제부문 합작 사업자만 1000곳 이상을 포섭했다. 모바일결제를 시작으로 세계를 향한 ‘차이나 페이 카드공정’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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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이 모바일 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NFC 기반 표준화에 이어 결제 인프라 확대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하반기 세계 최대 신용카드 발급사 비자카드를 추월할 전망이다.

중국 외신과 은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은련카드를 통한 거래액은 41조위안(7400조)을 넘어섰다. 지난해 비자카드 거래액은 46조위안으로 은련이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은련이 모바일결제 부문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유는 강력한 결제 인프라와 세계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애플, 구글, 삼성 등이 중국 진출 핵심 파트너로 은련을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현지 카드 수 46억장, 은련카드 소지자는 9억명을 넘었다. 결제 인프라가 되는 POS단말기만 1600만대, 카드 사용금액 41조위안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만약 기존 카드 사용자 중 10%만 모바일결제 분야로 끌어들인다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결제 사업자로 등극한다.

은련카드는 15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고 금융IC카드는 지난해 12억장(누적) 이상을 발급했다. 올해 신규로 발행되는 IC카드만 6억장 이상으로 이는 NFC기반 모바일카드 시장을 통째로 집어 삼킬 수 있는 규모다.

은련이 보급한 POS기기는 접촉식 IC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NFC기능을 탑재한 POS기기도 400만대가 이미 보급됐다.

차이홍펑 은련 집행부총재는 “기술특허 확보가 은련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지불시장 표준을 만들어서 국제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에는 애플페이와 연동한 NFC기반 모바일 결제 공동 사업도 추진한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은련은 자체 통합 모바일지불 플랫폼을 론칭하기 위해 다수의 통신사와 접촉을 시작했다.

한국에도 대대적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은련카드 정산 대행 등 일부 수익 권한을 국내 금융사에 나눠 주면서 NFC기반 플랫폼 장악에 나선 것이다. 최근 8000개가 넘는 GS25에 NFC방식 결제 서비스 ‘퀵패스(QuickPass)’ 인프라를 보급했고 동대문 두타 쇼핑몰에도 진출했다. 국내 금융사가 인프라 주체 문제로 소모전을 벌일 때 은련은 한발 앞서 인프라를 선점했다.

한국에 인프라를 보급하는 데에는 ‘수익성’보다는 ‘모바일 결제 테스트베드’로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IT강국이라는 상징성과 한국에서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검증해 세계로 진출하는 전략이다. 비자카드 등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카드사도 은련 파트너로 낙점되기 위해 때 아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관광객의 한국 내 은련카드 결제 비중도 급증세다. 지난해 비거주자 국내카드 이용실적은 11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7.8% 급증했다. 그 이면에는 이들의 은련 카드 이용금액 사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는 613만명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은련카드 이용실적도 2013년 38.2%에서 지난해 56.3%로 치솟았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컵라면과 음료수는 물론이고 부동산, 의료비까지 은련 카드로 지출하는 결제 플랫폼 종속이 급속화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국내 금융사는 중국페이 종속을 피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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