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오픈소스를 공짜라 생각하는가.’
세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업계가 괄목 성장하고 있다. 오픈소스 대표주자 레드햇은 48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년 전 리눅스 배포판 제작회사로 시작한 레드햇은 클라우드·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oftware-Defined Storage)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웠다. 3년 전 오픈소스 업계 최초로 연매출 10억달러를 달성했다. 클라우드 핵심으로 주목받는 오픈스택 기여도 1위를 차지했다. 명실공히 세계 SW업계를 이끄는 한축으로 자리잡았다.
레드햇 사업 모델을 보면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는 리눅스 배포판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오픈소스 솔루션 가장 큰 장점이 ‘비용절감’인데 어떻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걸까. 그 답은 SW 유지보수에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업용 SW는 설치(시스템 구축)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사소한 오류 때문에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면 기업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대부분 SW기업은 고객이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도록 기술을 지원하며 비용을 받는다. 국내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DB)로 유명한 큐브리드도 홈페이지에서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이 회사 역시 안정적 구축 서비스와 사후 관리가 수익 모델이다.
이는 기업용 SW에 국한된 게 아니다. 노트 애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한 ‘에버노트’도 오픈소스로 구현한 프로그램을 공급하지만 주수익원은 아니다. 적은 저장 용량만으로 만족한다면 무료 서비스로 충분하다. 더 큰 저장용량이 필요하거나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정액 서비스를 가입하고 돈을 내야 한다.
오픈소스 SW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 것은 SW 구매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변화는 상용SW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사서 쓰던 SW는 물성이 사라졌다. 플로피디스크도 없고 콤팩트디스크(CD)도 없다. 인터넷에서 내려받거나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주요 서비스 산업 관점에서 SW를 재평가하고, 서비스 부가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