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TV와 세탁기에서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외형 확대를 통한 ‘가전 명가(名家)’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일 LG전자 2014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지난해 TV 3044만대, 세탁기 1306만대를 생산해 두 품목에서 모두 사상 최대 생산량을 나타냈다.
TV는 ‘가전의 얼굴’로 불린다. 자체로도 큰 산업이지만 다른 가전 제품 이미지나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아이템이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2274만대였던 TV 생산량을 매년 꾸준히 늘려 지난해 처음으로 ‘3000만대 생산 고지’를 밟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초고해상도(UHD) TV 등 차세대 제품 적기 출시로 전체 TV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LG전자가 지난해 14%였던 TV시장 점유율을 올해 16%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세탁기는 1300만대 이상을 생산하며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에 올랐다. 생산량이 역대 최대다. 시장점유율도 12.4%까지 높였다. 세탁기는 LG전자 자존심이다. 조성진 생활가전(H&A) 사업본부장(사장) 별명이 ‘미스터 세탁기’일 정도다.
세탁통과 모터를 벨트 없이 직접 연결해 내구성은 높이고 전력소모와 소음은 낮춘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가 최대 강점이다. 냄새와 구김을 줄이는 ‘스팀세탁’, 6가지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강력한 물줄기를 분사하는 ‘터보워시’ 등도 핵심 경쟁력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냉장고와 에어컨에서 각각 889만대, 1189만대를 생산했다. 냉장고는 소형 제품 중심으로 아웃소싱 물량이 늘면서 전체 생산량에서는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냉장고 전체 판매량은 지속 성장세다.
에어컨도 전년보다는 생산이 줄었지만 최근 5년간 평균치 이상 생산량은 기록했다. 에어컨은 해마다 기후변화에 따라 생산물량 조절이 나타나는 품목이다.
LG전자는 TV와 백색가전에서 공격적 외형확대 전략을 펼쳐왔다. 단기 수익성보다는 점유율 확장에 무게를 둔 접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별 올해 생산계획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충분한 대응은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전자가 올해 공세적으로 TV 생산량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점친다. 내수시장 위주였던 중국 TV제조사 해외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수익 감소를 견디면서 ‘맞불’을 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LG전자는 백색가전에서 이미 수년전부터 ‘2015년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에서도 생산량 증가와 마케팅 자원 투입 확대가 예상된다.
<【표】LG전자 TV·백색가전 생산량 추이(단위:1000대) *자료:LG전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