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단속 강화... 짝퉁-그레이마켓 잡나

중국이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짝퉁이나 불량품, 가짜 거래 등 그간 문제가 됐던 업계 내 불공정 관행이 대상이다. 업계에선 두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 상무부가 불법 허위 거래인 일명 ‘브러싱(Brushing)’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으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들은 브러싱 행위를 한 소매상들이 자신의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해야한다. 이와 관련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을 경우 최대 50만위안(약 8851만원)의 벌금을 물어야한다.

브러싱은 가짜로 물품을 주문해 제품 판매량을 늘리고 좋은 품평을 쓰게 해 해당 상품·판매자가 검색 순위 상위에 랭크되게 하는 허위 거래 행위다. 각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검색 알고리즘을 악용하는 것으로 중국·미국에선 불법이다. 상품 판매자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검색 순위를 선점하기 위해 업계에서 악용돼왔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관한 법률 초안 작업의 일환이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전자상거래에 대한 규제를 제대로 해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동시에 위조품이나 불량품, 업계 내 불공정 사업 관행에 대한 감시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중국 규제당국은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위조품·불량품, 허위·과장광고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업계에선 거래 플랫폼만 제공하는 탓에 판매 물품까지 책임지기 힘들다고 나서 공방전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알리바바측과 정부가 의견을 조율하면서 다소 잠잠해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스스로 칼을 쥔 만큼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계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에선 800만개 이상의 소형 가맹업체가 소비자와 연결된다. 규제가 본격화하면 플랫폼 업체의 감시감독도 단계적으로 강화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엘리노어 룽 CLSA 홍콩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진짜’ 소비시장을 위해 이같은 과정을 겪는 것은 알리바바를 포함해 아무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문가와 입점업체들은 새로운 규제가 위조품과 일명 ‘회색시장(grey-market) 상품’을 줄일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알리바바 측은 “정부 당국의 규제에 따를 계획이며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짝퉁’을 대리 삭제하는 전문 업체 스트래티직IP인포메이션(Strategic IP Information)에 따르면 티몰 전체 상품의 5~10% 정도가 짝퉁이나 회색시장 제품으로 추정된다. 이 업체는 현재 250여개 이상의 브랜드 업체들과 협업 중이다.

알리바바는 티몰에서 위조품을 팔면 보증금을 압류하거나 권한당국에 알린 뒤 폐점시키고 타오바오에서의 짝퉁 판매도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한 해 위조품의 관리 단속에 쓰는 금액이 1600만달러(약 176억원)에 이르며 총 2300명의 직원들과 54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같은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총 4270억달러(약 486조9740억원)에 달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1조달러(약 1098조3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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