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지구 반대편까지 구멍이 뚫려 있다면 가로지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이 문제는 오랫동안 물리학과 학생들에게 출제되어 온 것이기도 하다. 지구를 뚫고 반대편까지 가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 지구 한 가운데는 고온으로 이뤄져 있지만 이런 건 제쳐두고 지구를 그냥 관통하는 구멍이 있다는 가정이다.
이제껏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42분으로 되어 있었다. 지구를 통과하는 데 자유 낙하로 42분 13초가 걸린다는 것. 하지만 미국 물리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hysics)에 알렉산더 클로츠(Alexander Klotz)가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38분 11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이 기존보다 4분여 단축된 이유는 중력에 있다. 기존 계산은 지구에서의 밀도는 균일하다는 조건 하에 이뤄진 것이다. 다시 말해 중력의 유일한 변화는 떨어지는 사람과 지구의 중심과의 거리만 관계하는 조건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클로츠의 논문은 지구의 밀도는 층마다 변화한다는 점을 계산에 넣었다. 지진파 데이터를 지구 모델 PREM(Preliminary Reference Earth Model)을 이용해 내놓은 답이 38분 11초인 것이다. 지구 중심을 관통하는 데 필요한 거리는 1만 2,746km다. 클로츠의 계산에 따르면 이 시간에 관통하려면 최고 속도는 2만 9,000km/h에 달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