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알리바바도 MS도... 지문·얼굴·홍채 등 생체인식 기술 급물살

지문과 얼굴, 홍채 등 생체정보를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생체인식 기술이 급물살을 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최근 얼굴인식을 활용한 결제시스템 ‘스마일 투 페이’를 직접 시연하면서 지문인식과 모바일 위주로 관심이 집중되던 생체인식 기술 전선이 확장되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윈도10에 기존 비밀번호 입력 방식 대신 얼굴과 지문, 홍채인식 기반 보안 기능 ‘윈도 헬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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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생체인식 시장 전망(자료:AMI)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지문인식이 대세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최신 기종은 물론이고 화웨이, 오포와 같은 중국 업체도 지문인식 모듈을 내장한 제품을 연이어 시장에 출시했다. 단순히 인식모듈을 탑재한 것을 넘어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생체정보를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체 금융결제 솔루션까지 함께 선보였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핀테크 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업계는 모바일과 일부 IT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촉진된 생체인식 관련 시장이 개인 인증이 필요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보안 솔루션 전문 업체는 물론이고 터치스크린패널(TSP), 카메라모듈 등 전자부품업체도 시장 대응을 위한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세 ‘지문인식’…터치스크린 일체형이 목표

출입통제, 출퇴근 관리 등 기존 보안관제 시장에서 지문인식은 얼굴인식과 함께 생체인식 기술 양대 산맥을 형성했다. 하지만 최신 스마트폰에 지문인식이 본격적으로 채택되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모바일 기기용 지문인식 모듈은 현재 어센텍과 시냅틱스, 핑거프린트카드(FPC) 3개사가 공급하는 반도체칩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어센텍을 인수해 지문인식 칩을 내재화했고 삼성전자는 시냅틱스에서 칩을 받아 모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최근 지문인식 모듈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한 크루셜텍은 중국 화웨이와 오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홈키 글라스 일체형과 글라스 일체형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으며 터치스크린패널(TSP) 일체형 모듈 양산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TSP전문업체 트레이스도 정부 기술개발 사업 주관사로 선정돼 TSP 일체형 지문인식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유니온커뮤니티는 반도체 방식이 아닌 광학식 외장형 지문인식 모듈을 개발했다. 케이스형과 탈착형 제품으로 스마트폰 자체 카메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형 스마트폰에서도 지문인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보안솔루션 전문업체 슈프리마도 자체 지문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의 선택 ‘얼굴인식’

얼굴인식 기술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직접 전자결제 시스템을 시연하며 최근 급부상했다. 이 기술은 기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있는 카메라로 구현할 수 있어 추가 전용모듈이 필요 없다. 인식거리, 정확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30만 화소 이상 카메라모듈이면 된다. 기술개발 역시 부품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은 사진 속 얼굴을 100%에 근접하게 정확히 인식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슈프리마와 네오시큐 등 국내 보안전문업체들도 기존 물리보안 시장을 넘어 스마트폰, 금융결제 시스템 등과 융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셀프카메라 유행으로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모듈도 500만 화소급 고화소 제품이 사용되면서 인식률 향상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카메라모듈 업계는 ‘홍채인식’ 개발 박차

같은 카메라 기반 기술이지만 홍채인식은 전용 모듈이 필요하다. 일반 제품으로는 홍채의 미세한 구분점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적외선 LED와 적외선 카메라가 홍채 이미지 패턴을 스캔해 인식한다. 파워로직스, 해성옵틱스 등 카메라모듈 업체가 스마트폰용 홍채인식 모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안성이 기존 얼굴인식의 4배, 지문인식보다는 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홍채인식 관련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밝혀져 한때 이목이 집중됐지만 아직까지는 인식률과 소형화, 양산성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본 후지쯔, 미국 뷰소닉 등 해외 업체가 홍체인식 모듈을 내장한 스마트폰을 연내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AMI(Acuity Market Intelligence)는 올해 초 발표한 ‘세계 모바일 생체인식 시장분석 보고서’에서 관련 시장이 매년 90%씩 성장, 오는 2020년 연 333억달러(약 3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 모든 스마트 모바일 기기가 생체인식 모듈을 탑재한다는 것이다.

지문과 얼굴, 홍채인식 기술이 당장 비밀번호와 공인인증서 등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보안 위협 속에서 이중, 삼중 인증 시스템의 일부로 활용이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생체인식 시대가 다가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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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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