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오는 26일 총회를 열고 윤두현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한다. 협회는 신임 회장 선임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케이블 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협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윤 회장은 이른 시간에 케이블TV사업자 전열을 재정비하고 경쟁력을 복원해야 한다. 밖으로는 케이블TV를 둘러싼 법·제도 개선을 비롯해 경쟁 사업자와 분쟁 이슈에 맞서 정치적 수완도 발휘해야 한다. 윤 신임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윤두현 신임 회장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케이블TV 현재 상황이 처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IPTV 상용화 이후 유료방송 맹주로서 케이블TV 위상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두드러지게 감소하고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도 확실하지 않다. 유무선 결합상품을 앞세운 통신사업자의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케이블TV 경쟁력을 일시에 회복하는 게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유료방송 경쟁자인 통신사업자보다 물적·인적 자원 부족은 부인할 수 없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최고경영자(CEO)는 “케이블TV가 과거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시장과 고객을 경쟁자에게 내주었다”며 “잃어버린 위상 회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케이블TV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침체된 케이블TV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150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비롯해 케이블TV사업자의 방대한 인프라·콘텐츠, 그리고 잠재력이 반전을 모색할 좋은 카드로 꼽힌다. 이와 함께 그동안 수차례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케이블TV사업자의 응집력과 추진력도 위기를 돌파할 힘이다.
케이블업계는 윤 회장이 이 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협회 내부 응집력의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전략적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SO 고위 관계자는 “케이블TV 내부에 존재하는 갈등과 반목을 해결할 수 있느냐가 윤 회장의 성공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O 간, MSO와 SO, 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갈등과 반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종전의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되는 한 케이블TV 전체의 역량을 결집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윤 회장이 케이블TV사업자 전체가 협력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로다. 이것이 전제돼야 케이블TV 경쟁력 회복을 넘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른 MSO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유료방송을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케이블TV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건 후순위”라며 “하나되는 케이블TV를 만드려는 의지와 리더십을 구체화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조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