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구글의 설비 투자액이 인텔을 넘어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면서 PC는 정체되어 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PC 예상 출하량은 5% 가까이 줄어든 2억 9,310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은 지난해 4분기에만 7,400만 대가 팔렸다. 이 숫자를 단순히 연간으로 바꿔 봐도 IDC가 예측한 PC 전체 시장 판매량을 능가하게 된다. 물론 단순 계산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런 수치는 모바일 기기와 PC간 벌어지는 충돌을 상징하기에는 충분하다.
PC는 출하량 뿐 아니라 매출액도 떨어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0.8% 떨어진 2,010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매출이 6.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PC 시장은 오는 2019년까지 1,750억 달러 수준까지 줄어든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인 1,830억 달러와 거의 같은 규모다.
모바일 기기가 주요 컴퓨팅 플랫폼이 된 시대인 만큼 이런 숫자가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IT 산업에서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인텔은 지난 3월 12일 1분기 매출 전망을 10억 달러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인텔은 데스크톱PC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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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구글의 설비 투자액은 110억 달러를 기록, 인텔의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텔의 설비 투자는 그동안 IT 업계의 최고 수준이었던 만큼 구글이 이를 넘어선 건 대단한 사건이다. 인텔은 지그까지 이런 설비 투자액을 제조공장이나 칩 제조장치 등에 써온 반면 구글은 데이터센터와 컴퓨터 서버 등 구글이 인터넷에 구축하한 제국을 지탱하는 네트워크 장비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도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많은 칩을 제조하는 인텔에게 나쁜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힘의 관계가 바뀐 건 분명하다. 지금 힘이 있는 회사는 PC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모바일 제품처럼 사용자에게 직접 닿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런 회사가 IT 산업의 미래를 구축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