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구기거나 1000번 이상 접어도 성능이 유지되는 플렉시블 투명전극을 개발했다. 이 투명전극은 유연하면서도 광투과도, 면저항 등 상용화를 위한 산업계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은 용액공정을 이용해 화합물로 필름을 형성한 유연한 기판 위에 얇은 금속박막을 만든 후 간단한 반사방지 코팅을 하는 방식을 고안, 상용화 조건을 만족시키는 유연한 투명전극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유연하면서 투명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기계적 유연성과 함께 광학적·전기적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유연한 투명전극이 필요하다.
산업계는 투명전극 상용화를 위해 광투과도 85% 이상, 면저항 15Ω/sq 이하를 요구하는데, 이를 만족하는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투명전극은 굽히거나 휘어지면 소자가 깨지기 쉽다. 또 유연한 기판에 적용하면 성능이 낮아져 유연 디스플레이 등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일반적인 금속박막은 금속핵이 기판 표면에 고르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광투과도가 40% 수준으로 낮고 면저항도 크다. 연구팀은 유연한 기판에 아민기-함유 화합물을 도핑하는 방식을 도입해 기판과 금속박막의 젖음성(친화도)을 크게 개선했다.
그 결과 10Ω/sq 이하로 면저항을 낮췄고 금속박막 위에 반사방지 코팅을 함으로써 95% 이상의 광투과도를 얻었다. 또 1000번 이상 반복해서 굽히거나 종이처럼 구겨도 성능이 전혀 저하되지 않았다.
이광희 교수는 “산업계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저렴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투명전극의 대면적화,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며 “종이처럼 접고 구겨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아 웨어러블 유연 디스플레이 등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9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