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SW)와 정보통신기술(ICT)장비 사업 규모가 3조812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7.4% 늘어난 수치다. SW 사업 규모는 2조7196억원으로 5.5% 증가했다. 그래도 유지보수는 17%나 는 1조3834억원이다. 전반적으로 위축된 경기에 어려움을 겪는 SW업계가 공공 시장으로 숨통을 트게 됐다.
아쉬운 것은 상용SW 예산이 줄었다는 점이다. 2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억원이 감소했다. 절대 금액은 미미하지만 올해 처음 감소했다는 것이 더 눈에 들어온다.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상용 SW가 성장해야 한다는 게 업계 지론이다. 시스템통합(SI)으로 굳어진 공공 SW 시장이 개선은커녕 뒷걸음을 친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상용SW 예산 내역을 보니 사무용과 보안 분야 구매 비중은 증가한 반면에 운용체계(OS)와 시스템관리 분야 구매 비중은 낮아졌다. 전문분야보다 누구나 이름만 대도 알 정도의 분야에 상용SW 구매가 쏠리는 셈이다. 발주자의 전문성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스템 설계에 넣을 상용SW를 선별할 능력이 떨어지니 전체 사업을 추진한 SI 업체 판단에 맡기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인다.
정부가 한정된 예산을 갖고 공공 SW사업을 업계 입맛에 다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용SW 비중이 늘면 다른 쪽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상용SW 구매 비중이라고 해봤자 고작 6%대다. 이 수치는 한국 SW산업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SW업체에 상용SW를 적극 개발하라고 주문하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다. SW업체도 상용SW를 왜 개발하고 싶지 않겠는가. SW시장이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 시장으로 변한 상황에서 이익이 적더라도 당장 이익이 되는 용역 사업에 몰두하는 것 아닌가.
정부가 SW산업을 육성하겠다면 공공시장부터 상용 제품 판로를 더 열어야 한다. 분리발주제도 이 차원에서 운영해야 한다. 발주자 전문성을 높일 방안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내년에도 똑같은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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