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주말개통 재개 3주차가 지났지만 번호이동(MNP) 가입자가 아직 평일 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말개통이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평가지만 평일 번호이동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통신 3사 번호이동 숫자는 3만488건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1만5244건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직전 하루 평균 1만6000여건, 지난 2월 하루 평균인 1만7000여건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주말개통 시작 첫 주말인 2월 28일과 3월 1일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273건이었다. 둘째 주인 7일(둘째, 넷째 일요일은 전산점검으로 8일 제외)에는 1만7265건으로 첫 주 평균보다 약 7000건 증가했다. 셋째 주에 다시 일평균 건수가 1만5000여건으로 내려갔다.
아직 홍보가 부족한 탓도 있다. 하지만 전체 번호이동 건수의 급감이 주말 휴대폰 시장을 잠잠하게 한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통신사들은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 들어서도 지원금을 연이어 축소하고 있다. 올해 1월 약 76만건이던 번호이동 숫자는 2월 들어 58만건에도 못 미쳤다.
통신사들은 올해 초 15개월이 지난 구형 단말기 지원금을 올리며 경쟁을 벌였다. 마케팅 비용을 아껴야 할 상황이다. 갤럭시S6 출시에 대비하는 것도 지원금 하향의 요인 중 하나다. 4월 이후 시장에 온기가 돌면 주말 개통 번호이동도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모델이 출시되면 통신사가 기존 재고 처리를 위해 지원금을 확대할 것”이라며 “신규 휴대폰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생기면서 주말개통 번호이동 숫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자 편의성 증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휴대폰 주말개통을 재개했다. 지금까지는 주말에 판매점에서 가입을 하더라도 개통은 월요일에 가능했다. 주말에 전산시스템을 열어두면 시장 가열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컸다.
편의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소비자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반면에 판매점은 주말 개통에 따른 고정비와 업무 피로도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주말 영업이 힘든 알뜰폰 업계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과 15일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순증 -280건, -1532건을 기록했다. 반면에 LG유플러스는 순증 1812건을 기록해 주말 개통에서도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개통 3주차 번호이동 건수 / 자료:KTOA>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