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표면에 Y자 만든 것은 강한 바람
`이것이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evil twin)으로 불리는 금성의 고해상도 사진.`
미국 국립전파우주천문대(NRAO)는 10일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전파를 쏘아 보낸 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그린뱅크망원경(Green Bank Telescope,GBT)으로 수신한 생생한 금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또 이러한 방식의 금성 탐사 작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전파망원경으로 본 상세한 금성의 모습
지구상에 있는 광학망원경으로 금성을 보면 겉모습은 거의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된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맨 아래 갈색 사진 참조)
이 베일을 벗겨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마젤란우주선같은 탐사선 레이더를 사용해 이 행성에 있는 산,크레이터,화산 같은 놀라운 특징을 알아냈다.
우주학자들은 미 웨스트버지니아에 있는 세계최대의 전파망원경인 그린뱅크망원경(GBT)을 수신기로, 아레시보천문대를 레이더 전송기로 사용해 지구에서도 생생한 금성의 모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레이더전파는 금성의 대기를 뚫고 측정한 엄청나게 상세한 금성의 표면사진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이 기술은 피상적인 금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금성의 지형 변화까지 읽게 해 줄 핵심기술로 여겨진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기간 동안에 촬영된 사진들을 비교함으로써 금성에서의 화산활동의 징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 사진이 금성 지질 형성 역사와 지표면 아래의 상황을 알려줄 역동적인 지질학적 과정을 보여주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브루스 캠벨 스미소니언 우주항공박물관 수석과학자는 “변화의 증거를 찾기 위해 레이더 사진을 비교하는 것은 고통스런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 사진과 초기 관측기간 동안의 사진을 결합하는 것은 금성표면의 변화 과정에 대한 풍부한 통찰력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고해상도 금성 레이더사진은 지난 1988년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전파망원경천문대 전파를 쏘아 처음 촬영됐으며 지난 2012년에도 아레시보와 GBT를 통해 촬영됐다.
■금성을 덮고 있는 신비한 Y자의 비밀은 구름과 바람
우주학자들이 최초로 금성의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을 때 이들은 금성의 사진을 덮고 있는 신비한 ‘Y’자의 모습에 당황했다.
지난 주 과학자들은 아주 강력한 바람이 구름의 흐름을 왜곡시키며, 이에따른 확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를 밝혀낸 이들은 스페인 그라나다소재 안달루시아대학 우주물리학연구원(IAA-CSIC), 바스크대,폴투갈 우주물리학우주과학연구원 과학자들이었다.
이 발견 결과는 우리 태양계의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 천체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도 드러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성의 대기상층부에는 시속 360km의 강한 바람이 분다. 이 바람은 4~5일(지구일)마다 한번씩 이 행성을 돈다. 하지만 이 행성 자체의 자전주기는 거의 243일(지구일)이나 된다. 이는 바람이 이 행성의 자전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바람은 서로 다른 고도에서도 대부분 일정한 속도를 갖는다. 하지만 극지방에 가까워질수록 원주가 작아지므로 바람도 더 빨리 불게 된다.
이는 이 행성을 관측할 때 행성의 구름위로 신비로운 ‘Y’모양의 구름을 만들어 내게 한다. 이 형태 구름의 위와 아래가 중간보다 더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금성,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
금성은 지구보다 작지만 비슷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태양에서 1억800만km떨어져있는 우리 태양계 두 번째 행성이다. 태양공전주기는 225일이다.
금성의 자전주기(하루)는 지구시간으로 243일이나 된다.
금성의 두텁고도 유독한 대기는 대개 이산화탄소와 질소,황산 물방울들로 이뤄져 있다.
이 대기는 온실효과를 만들어내면서 이 행성을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이 행성의 온도는 엄청나게 높아 섭씨 480도에 이르러 우리가 아는 생명체가 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