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TV·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광고뿐 아니라 쌍방향 미디어 플랫폼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데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고급 부품 수요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어떤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디스플레이 업체 예스코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스코일렉트로닉스는 1988년에 설립된 업체로 디지털 사이니지용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제조·연구개발(R&D)·판매·서비스 등 탄탄한 역량을 갖췄다. 야구장이나 운동장용 대형 전광판을 비롯해 도심 건물 옥상에 설치되는 옥외 광고판, 실내체육관의 대형 디스플레이 등을 판매한다. 종전 LCD 디스플레이가 100인치 초반대가 한계인 것과 달리 LED 디스플레이는 수백인치대까지 제작할 수 있다.
런던 피커딜리 광장의 옥외 광고판,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윈호텔과 코즈모폴리턴호텔, 아리아호텔의 옥외 대형 광고판 등이 예스코일렉트로닉스의 작품이다. 삼성전자는 예스코일렉트로닉스 인수를 통해 기존 LCD 기반 실내용 제품부터 옥외용 대형 LED 디스플레이까지 전체 제품군을 갖추게 돼 디지털 간판(사이니지)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구본준 부회장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업체 MRI와 함께 옥외 사이니지 전문업체 ‘LG MRI’를 설립했다. MRI는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글로벌 옥외 사이니지업체로 내구성과 빛 반사에 강한 품질을 자랑한다. 세계 1만여곳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LG MRI는 미 MRI의 옥외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과 LG전자의 디스플레이, 유통망을 결합해 공격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47인치에서 84인치 사이의 옥외 사이니지를 MRI의 애틀랜타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