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바다 속 데드존’ 불러온다

지구 온난화가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해 태평양 연안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에서 바다 생물이 서식할 수 없는 데드존이 확대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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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을 경계로 미국 서해안에 위치한 오레곤 어장에선 그물이 죽은 물고기가 걸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 사건은 현지 어부들 사이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었던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이제 이런 데드존은 증가 일로다. 이런 떼죽음의 원인은 해수에 포함되어 있는 산소의 양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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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보데가 해양 실험실(UC Davis Bodega Marine Laboratory)은 실태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이런 데드존이 미국 서해안 전역에 퍼져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런 데드존은 태평양 연안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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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해수의 대류 모습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해수의 대류는 지구 내외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오레곤 주위를 예로 들면 여름에는 대륙에서 바람이 바다로 몰아쳐 따뜻하고 산소를 많이 포함한 바닷물을 바다로 몰아준다. 표면에 있는 바닷물이 바다로 흘러가면 심해에서도 해류가 발생한다. 이런 흐름을 용승류(upwelling)라고 하는데 심해에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한 해수를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기능을 한다.

영양분을 함유한 해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많이 발생시킨다. 이에 따라 물고기나 게 등이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아 바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작용을 하지 못하고 죽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바다 바닥에 가라앉으면서 산소 결핍 지역, 데드존 형성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 변화와 이런 사각지대 발생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바닷물이 따뜻하게 되면 해중에 포함될 수 있는 산소의 양이 감소하고 온도차에 의해 해수가 마치 레이어처럼 층이 쌓여 산소를 많이 포함한 표층 해수가 심해에 있는 물과 섞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또 온난화로 인해 지구 극지방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심층 해류의 움직임을 약하게 만드는 등 바다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 흐름이 변화해도 표면을 흐르는 바람의 움직임도 영향을 받아 용승류 발생에 영향을 준다.

데드존이 확대되는 자세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제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물론이다. 이번 연구에 따른 예측을 보면 이번 세기 말이면 저산소 해역이 50% 확대될 전망이다. 저산소 해역이 확대된다는 건 생존 가능한 해양 생물 감소를 뜻한다. 당연히 해산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기후 변화는 해수면이 1m 상승한다거나 해수 산성값이 170% 올라간다는 것을 중심으로 말한다. 하지만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환경의 전환점에 일어날 복잡한 구조다. 또 단순히 이런 문제가 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지구의 시스템이 안정된 게 아니며 기후에 영향을 계속 주게 되면 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증거라는 얘기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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