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이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빠른 ‘p셀(p-cell)’ 4G 상용화를 선언했다. 시장에 안착한다면 5G를 제치고 이론상으로 정지시 1Gbps, 이동시 100Mbps로 정의되는 4G 속도보다 1000배 빠른 이동통신 기술이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아르테미스(Artemis Networks)는 올 하반기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독자 ‘p셀’ 기술을 활용한 4G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회사 홈페이지에서 전용 심(SIM)카드를 구매한 뒤 아이폰6·아이패드에어2의 언락(unlock) 버전,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끼워 p셀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다. AT&T 등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제한 4G 데이터 및 VoLTE 플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디시네트웍스와의 협력으로 디시 측의 PCS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이에 p셀 기술의 성공여부에 세계 이동통신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회사가 출범했을 당시 이동통신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p셀은 지난 2011년 화제가 됐던 ‘DIDO(distributed input distributed output)’ 기술을 상용화한 버전으로, DIDO는 현 이동통신 기술인 다중입출력(MIMO)과 반대의 개념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파수 특성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지만 스티브 펄먼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며 지난해 아르테미스를 세웠다. 스티브 펄먼은 웹TV 등 벤처기업을 만들어 ‘실리콘밸리의 에디슨’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현재의 이동통신 기술에선 중계기 간 간섭(interference)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 간격으로 셀타워(cell tower)를 세우고 반경에 있는 무선통신 기기들에 신호를 보내준다. 각각의 셀타워가 보내주는 네트워크의 양에 한계가 있어 주변 데이터에 접속하는 기기가 많을수록 무선통신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세계 주요 대도시가 데이터 속도 저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이유다.
p셀은 간섭 현상을 오히려 응용한다. 고도의 수학적 연산으로 각 기기 외부로 나가는 이동통신 신호의 토폴로지(topology)를 설정해 각각의 기기에서 이동통신망 ‘셀(cell)’을 구현한다. 각 기기에서 나오는 신호는 셀 중계기에서 나오는 것보다 약하지만 간섭 현상 때문에 신호가 증폭돼 기존 셀타워에서 보내는 양만큼 네트워크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 지역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기기의 수와 상관없이 각각의 기기가 이론상 최고 속도로 무선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p셀은 오는 2020년 보급될 예정인 5G 표준에 거의 근접했으며 p셀에 대한 FCC의 허가는 6개월 내 완료될 전망이다.
하지만 상용화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한다고 입장은 전했다.
스티브 펄먼 아르테미스 대표는 “현재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p셀 기술을 쓰기 위해 벤처넥스트(VentureNext)와 함께 샌타클래라 레비스 경기장(Levi’s Stadium) 등에서 시험 중”이라며 “이 모든 노력과 상용화가 지금까지 p셀 기술에 의문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