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 5월 VoD 시청률 조사 개시····사업자 선정 기준 논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오는 5월부터 8개월간 전국 17개 시·도 유료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첫 주문형비디오(VoD) 시청률 조사에 나선다.

24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코바코는 최근 ‘2015년 시청점유율 조사용역’이라는 사업명으로 협력사 입찰공고를 게재하고 5월부터 ‘고정형TV VoD 시청 기록 산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내년부터 기존 고정형TV에 VoD, N스크린 서비스 등 비실시간 방송 서비스 시청 시간을 합한 통합시청률을 도입키로 결정한 것에 따른 조치로 해석됐다.

코바코는 사업 제안서에서 “향후 시청점유율 제도에 변화하는 시청행태를 반영하기 위해 고정형TV를 통한 VoD 시청 기록 산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5월부터 8개월간 2600가구 이상을 조사 패널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바코는 조사 기간 동안 패널들이 보유한 TV수상기에 시청률 측정 장치의 일종인 ‘피플미터(Peoplemeter)를 부착해 VoD 시청률을 산출한다. 주요 조사 내용은 △개인·채널별 VoD 시청 시간 △개인·채널·프로그램별 1주 단위 시청 시간이다. 피플미터로 기록한 시청 시간을 30초 단위로 분석해 VoD 시청률 데이터를 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닐슨코리아 등 일부 시장조사 업체는 코바코가 이번 VoD 시청률 조사를 대기업 참여가 제한된 ‘소프트웨어(SW) 산업’으로 분류하면서 특정 사업자가 통합시청률 조사 사업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바코는 사업제안서에 “SW산업 진흥법 제24조의 2 ‘중소 SW사업자의 사업 참여 지원’에 의거 중소 SW사업자만 입찰 참가 가능”이라고 명시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청률 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자는 닐슨코리아와 TNMS로 알려졌다. 닐슨코리아는 현행 법 상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사실상 업체 한 곳이 단독 입찰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라며 “특정 사업자가 공공 분야 조사 사업을 독점하면 (데이터) 신뢰도·공정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공정한 입찰 경쟁으로 효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사업의 세부 내용에 SW 유지·보수·관리가 포함된 것을 감안해 SW산업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닐슨코리아는 시청률 조사 데이터가 최종 결과물이기 때문에 SW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툴(Tool)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시청률 조사 사업에서 조사 데이터를 공급하지 않으면 SW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업 분류 방식에 관해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SW 안정성 유지 계획 등 사업 용역이 실질적으로 포함한 내용을 기반으로 산업 범위를 구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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