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클라우드 시대 열린다

국내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이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존 ERP 서비스기업들이 자사 솔루션을 클라우드와 융합해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ERP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가격 경쟁력과 ERP 서비스 품질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ERP 전문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익 창출에 나서면서 ERP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영림원소프트랩은 파트너사에서 4월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공급한 더존비즈온과 경쟁구도를 만들 전망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최근 클라우드 ERP 개발을 마치고 패키징과 마무리 디자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데스크톱PC용 웹과 모바일 앱에서 호환 가능한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위에 ERP 솔루션을 탑재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4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비젠트로도 올 상반기 중소기업의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과 클라우드 사용이 확대되면서 다변화하는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정보통신(IT)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강화한다.

포렌도 국내 ERP 시장 변화에 맞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시작해 전년 동기 71% 이상 성장을 이끈 더존비즈온은 클라우드 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던 ERP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융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올해는 ERP와 클라우드 등 기존 사업과 미래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기업 내 데이터의 공유와 보안 그리고 IT 인프라 제공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향후 5년간 ERP 서비스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 ERP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외산 ERP 솔루션기업들은 구축비용 인하와 가격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기존 패키지 솔루션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시장을 이끌어야 차후 ERP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전문가는 “클라우드 보안 문제가 점점 해결되고 클라우드발전법 통과로 공공 시장이 열리면 클라우드 ERP 시장 전환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자체 클라우드로 ERP 구축에 뛰어들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