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애플, `도전`은 있되 `성역`은 없다

Photo Image

“스티브 잡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은 남겨놓고 갔지만, 그중에서도 ‘사고의 한계’(limits on thinking)를 두지 말라고 한 당부를 늘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뉴욕 증시에서 7000억달러를 돌파하던 지난 10일, 그 시각 최고경영자인 팀 쿡 CEO는 대륙 반대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기술과 인터넷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치솟는 주가에 대해 아무런 댓구를 하지 않던 쿡 CEO의 입에서 이날 나온 첫 마디는 중단없는 ‘전진’(keep growing)이었다.

한계를 두지말라던 잡스의 ‘유훈’을 실천이라도 하듯 애플의 신사업 분야에는 성역이 없다.

한동안 밀월 관계를 가져가던 테슬라와도 ‘자동차’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테슬라를 겨냥, 모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 전조 현상으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인력 이동을 꼽았다. 테슬라 직원 중 핵심 인력이 애플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인맥사이트 링크드인에 따르면, 총 50여명의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가 현재 애플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미 애플이 전기차 관련 상당 수준의 기술 축적을 마친 것으로 본다.

완성차 그 자체로 비용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애플은 잃을 게 없는 장사다. 일명 ‘애플카’가 도로에 쏟아지면 아이폰으로 구축한 애플의 에코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진다. 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차까지 영역이 확대·발전되면 애플은 IT산업과 함께 완성차 분야까지 석권하는 인류 역사상 초유의 매머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를 견제라도 하듯 테슬라의 앨론 머스크 창립자 겸 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콘퍼런스콜을 통해 10년 내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애플과 같은 7000억달러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호언했다.

애플의 또 다른 영역 파괴식 신사업 확장 분야는 ‘태양광’이다.

애플은 애리조나주 템파에 본사를 둔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 솔라의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 받기로 했다. 퍼스트 솔라는 올해 발전소를 착공해 오는 2016년 말 완공한다.

애플은 이 시설로부터 130㎿의 전력을 끌어 쓰기로 했다. 이는 애플이 쿠퍼티노에 짓는 새 사옥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다른 모든 사무실과 52개 소매점, 컴퓨터 센터의 전력 소요를 충당하는 데 충분한 양이다. 애플은 이번 사업에 총 8억5000만달러(9351억원)를 투입한다.

애플 태양광 사업의 첫 단추는 자가용이다. 하지만 쿡 CEO의 환경사업에 대한 열의가 큰 만큼 이번 태양광 발전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차세대 그린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는 게 현지 관측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