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최근 아이폰6 등 인기 휴대폰 공시지원금(보조금)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거나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승하던 지원금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4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통신업계가 지나친 마케팅 비용 지출을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최근 인기 휴대폰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10일 아이폰6 64기가바이트(GB)와 128GB, 아이폰6플러스 16GB 모델에 30만원(LTE 전국민무한100 요금제 기준)이던 지원금을 20만원으로 10만원 내렸다.
LTE34 요금제에서는 세 모델 지원금을 15만원에서 6만8000원으로 절반가량 낮춘 것을 비롯해 삼성 갤럭시A7 지원금을 25만원에서 15만원으로 갤럭시S4 LTE-A 16GB 지원금을 20만원에서 11만3000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KT도 지난 7일 인기 상위권 모델인 LG전자 G3 캣6 모델 지원금을 28만원(순51요금제 기준)에서 23만원으로 내렸다. LG유플러스도 11일 아이폰6·아이폰6플러스 공시지원금을 내린다.
아이폰이나 갤럭시A7, G3. 캣6처럼 인기 휴대폰은 가입자 유치 경쟁이 펼쳐지기 때문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공시지원금이 한 번 오르면 내려오지 않는 현상이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 이통시장이 과열되면서 상승 추세로 일관했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마케팅 경쟁에 피로감을 느낀 이통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기기변경에 동일한 지원금을 제공해야 하는데다 판매장려금까지 지원하느라 이통사가 마케팅에 한계를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번호이동 등 특정 가입자에만 지원금과 장려금을 집중하면 됐으나 단통법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금지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마케팅 비용 과다지출로 영업이익이 축소된 것으로 나온 것도 부담을 느낀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연말 연초 이통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향후 소비자 선호 단말을 중심으로 공시지원금이 다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