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전체 교정 도구의 하나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인간세포에서 정확히 표적 유전자에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앞으로 유전질환 및 항암 세포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 유전체교정연구단(단장 김진수)은 김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팀, 김석중 툴젠 연구소장과 공동연구로 인간 DNA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처리한 후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 유전자가위가 표적 유전자만 정확히 잘랐는지 검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인간이나 동식물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 DNA를 절단해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인공 제한효소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줄기세포 및 체세포에서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교정하거나 항암 세포치료제 개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활용 시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제거할 수 있는지 측정할 방법이 없어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로 질병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보다 정교한 유전체 교정이 가능해졌으며 유전질환 치료 및 항암 세포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특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구성하는 가이드 RNA 말단에 구아닌 염기를 추가해 인간 유전체에서 단 한 군데에만 작용하는 정교한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의도하지 않은 DNA 염기서열을 자르면 원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어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및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10일(현지시각)자에 발표됐다. 이 기술은 지난 1월 네이처 메소드가 선정한 ‘2015년 기대되는 중요 실험기법’ 여덟 개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