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놓고 업체 간 논쟁이 뜨겁습니다. 모바일에 먼저 적용해 큰 성공을 이뤘던 삼성 측에선 TV 시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고 삼성이 모바일 제품에 OLED를 적용할 때 좋지 않은 기술이라며 질타했던 LG 측에선 현재 전 세계 유일하게 OLED 패널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양사가 하나의 기술을 놓고 이렇게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게 참 아이러니하죠. 과연 OLED TV라는 것은 무엇인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OLED는 어떤 기술입니까? 새로운 기술인가요?
A:OLED는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국내 삼성과 LG 등 많은 기업이 20년 가까이 개발해온 기술 영역입니다. OLED는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의 약자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유기물 소자입니다. 즉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 부르죠. 사실 이 의미만으로는 이해가 쉽진 않은데요. LED와 비교해서 설명하면 LED는 전류가 흐르면 빛을 스스로 방출합니다. OLED는 LED에 ‘Organic’ 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으면서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 소자인 것이죠.
Q:LCD TV, LED TV도 있던데 OLED TV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A:현재 전 세계적으로 LCD TV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OLED TV는 차세대 TV로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신생 TV죠. 이 두 TV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TV 후면의 백라이트유닛(BLU) 유무입니다. LCD TV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광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광원을 LED 소자를 이용한 BLU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종종 LED TV라고도 부르죠. 사실상 같은 개념의 TV라고 볼 수 있습니다. OLED TV는 전기만 가하면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세 가지 빛을 내는 유기물들의 조합으로 이뤄지죠. 때문에 BLU와 같은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습니다. OLED의 경우 액정을 사용하지 않고 각 소자 자체가 스스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좌우 어떤 각도에서 TV를 보더라도 깨끗하고 동일한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후면의 BLU가 필요 없기 때문에 얇게 만들 수 있죠.
Q:커브드 TV는 OLED TV로만 만들 수 있나요?
A:꼭 그렇진 않습니다. LCD로도 만들 수 있지만 좀 더 어렵고 잔상이 남아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OLED TV의 장점이 기존 LCD보다 얇게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해서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휘어지는 TV 제작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에서도 휘어지는 폰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도 OLED 기술을 이용한 기술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답니다. 스마트폰이 현재처럼 얇아진 것도 OLED의 역할이 컸고 TV와 마찬가지로 플렉시블한 형태로 진화하게 된 것도 OLED 덕분이랍니다.
Q:장점이 많은 데도 왜 OLED TV 시장 진출을 주저하는 거죠?
A:OLED는 LCD TV와 비교해 디스플레이 품질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수명이라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양산에 들어간 LG디스플레이도 아직 기존 LCD TV 패널 대비 약 70%까지의 수명만 확보한 상태입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등 여러 업체들도 OLED TV를 열심히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OLED TV로 진화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을 보이진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생산성, 수익성이라는 이슈로 인해 쉽게 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LG디스플레이 역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수율이 개선되고 또 더 많은 생산에 나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죠.
특히 삼성이 OLED TV사업에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제작하는 RGB OLED 기술 방식보다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화이트OLED 기술이 상대적으로 OLED TV로 만들기 쉬운 방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LG가 하는 방식대로 따라한다면 특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OLED TV 시장 개척을 나 홀로 하고 있는 LG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이 꺼내든 무기는 ‘퀀텀닷 LCD TV’입니다. 퀀텀닷이라는 신소재를 적용해 기존 LCD의 색재현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느 회사의 전략이 고객의 마음을 강력하게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훤히 보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추혜용·조경익·김기현·유병곤·서경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이 책은 최근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정보와 기술 배경을 소개하는 디스플레이 입문서다. CRT에서 LCD, PDP, OLED 디스플레이로 발전하는 기술 변천사부터 외형적으로 브라운관에서 평판형, 플렉시블형으로 변모하고 있는 기술 트렌드를 상세히 담았다. 기술적 얘기들이 다소 전문적이기는 하나 미래형 디스플레이들의 원리를 흥미롭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교재로 손색이 없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OLED 기술의 특성과 응용 분야도 자세히 다뤘다.
◇‘OLED산업 시장, 기술 동향과 사업전망’ 이슈퀘스트 편집부 지음. 이슈퀘스트 펴냄.
OLED 산업 구조와 시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참고서다. 플렉시블 OLED 등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OLED 산업의 핵심 이슈들이 잘 정리돼 있다. 현재 차세대 주력 디스플레이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 있는 OLED의 성장 과정을 자세히 묘사했다. 특히 OLED 시장 동향을 글로벌하게 조망하고 각 기술 이슈별 상세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또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TV 등 각 기기별로 OLED 확대 적용에 대한 업체별 전략이 상세히 담겨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