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의료기기사업부를 분사시켜 오는 4월 삼성메디슨과 통합한다.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결정한 의료기기 사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을 강화하려 마침내 조직 통합을 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에서 철수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통합 시점을 4월로 결정하고 관련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분사 시점이 4월로 결정됐다”며 “의료기기 사업부 직원에게는 3년간 전사 기준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사 기준 PS란 삼성전자 실적에 따른 PS를 뜻한다. 삼성전자에서 삼성메디슨으로 소속이 변경되는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합병 방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해온 삼성그룹이 시점과 방식을 확정한 것은 더 이상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삼성은 2009년 12월 삼성전자 내 의료기기사업팀을 신설하고, 2011년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시장에서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삼성이 야심차게 인수한 메디슨은 지난 2013년 매출 2507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고 지난해는 3분기까지 영업적자(-43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은 의료기기 사업을 별도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외형을 키우고 경쟁력 강화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가 삼성메디슨을 흡수하는 방식이 아닌 합병 주체로 둔 것은 의료기기 분야에 특화한 계열사를 키우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빠른 의사결정과 강한 실행 등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택한 의료기기 사업에 시장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메디슨이 의료기기 사업 육성이란 중책을 맡는 형태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시각에서다.
세계 의료기기 산업은 연간 300조원 이상의 거대 시장 규모를 자랑하지만 GE, 필립스, 지멘스 등 100여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이 진입 장벽을 높게 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부의 메디슨 통합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통합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