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생산체제(Mass Customization)는 산업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희소성과 독창성이 중시되고 디자인 차별화가 강조되면서 제조업에서도 이전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낮추고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 주류였다. 하지만 경제 주체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면서 유사한 기능이라도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디자인을 달리하는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서는 제품 설계에서부터 생산라인, 부품관리, 영업·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유연생산체제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서 가장 핵심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설비뿐만 아니라 공정을 관리하는 사람과 생산자, 생산 기계 등도 보다 더 유연해져야 한다. 모든 설비를 다 갖추는 것보다 필요할 때 공장 자체를 ‘소싱’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3D프린팅과 빅 데이터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가속화해 줄 대표적 수단이다. 미국 사무용품 업체 스테이플스는 아예 전문 매장에 3D프린터를 놓고 온라인으로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빅 데이터 분석이 늘면서 과거 공급자가 제품을 한 방향으로 공급하던 비즈니스 모델은 사라지고 소비자 특성에 맞춤형으로 즉각 대응하는 게 가능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양산기술에만 강했다. 더 늦기 전에 맞춤형 생산방식으로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은 생산과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전반적 평균판매가격(ASP)이 높다는 점은 매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 발맞춰 전반적 생산성 혁신과 기업체의 유연한 대응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플렉시블 생산라인과 스마트공장 등 차세대 설비 활용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