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웨어러블 로봇의 미래···`아이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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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무기업체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신무기를 소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그는 예상치 못한 게릴라군의 기습 공격에 부상을 입고 납치당한다.

스타크는 자신들을 위한 무기를 개발하라고 위협하는 게릴라군의 눈을 피해 개발한 철갑옷 ‘Mark1’을 입고 탈출한다.

무기 사업에 환멸을 느낀 스타크는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철갑옷에 쏟아 붓기 시작한다. ‘Mark2’에 이어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Mark3’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스타크는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이름은 ‘아이언맨’이다.

주인공 스타크가 개발한 아이언맨 슈트 Mark3은 인체에 착용해 근력을 강화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스타크는 자동차 등 무거운 물체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세계 최초 웨어러블 로봇은 전투기에 무거운 포탄을 탑재하는 군인을 위해 개발됐다. 수 킬로그램에 달하는 포탄의 운반 속도를 높여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군사위성을 활용해 적진을 안방 들여다보듯 감시할 수 있고, 통신기기로 수집하지 못하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국방 기술이 발전했다”며 “군의 현대화에 따라 병사의 노고를 줄이기 위해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용 웨어러블 로봇은 고강도 합금으로 제작한 프레임을 모터와 배터리로 움직이게 한다. 일정 공간에서 작업하는 로봇은 착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유압 서스펜션을 탑재하기도 한다.

미국 국방성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 2001년 웨어러블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5년간 연구비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군수업체 사코스(SARCOS)는 지난 2001년 인간의 팔, 다리, 몸통을 감싸는 외골격 형태 웨어러블 로봇 ‘XOS’ 개발했다. 이 로봇은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등장한 전투 수트의 기본 모델이 됐다.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은 2009년 ‘헐크(HULC)’를 선보였다. 이 로봇을 착용한 병사는 90㎏ 무게 군장을 지고 시속 16㎞로 걸을 수 있었다. 달리기, 무릎 꿇기, 포복 자세도 취할 수 있다.

미국 레이시온(Raytheon)은 2010년 사코스의 XOS를 업그레이드한 ‘XOS2’를 개발했다. 이 로봇을 착용한 병사들은 하루 평균 7000㎏을 웃도는 무게를 운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XOS2를 연내 실전에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로봇은 군사용 이외에 현재 의료·복지와 산업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환자의 보행기능 회복을 돕는 재활로봇은 2000년 이후 12개 기업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10㎏ 물체를 20% 근력으로 들 수 있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 근로자의 노동 강도를 경감할 수 있어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