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리포트]무선충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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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많은 개인용 휴대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기기가 대중화되면서 모바일기기 사용량은 급격히 늘고 있다. 다만 이런 모바일기기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보니 충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을 매일 겪게 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PC, 스마트 워치, 스마트 밴드 등 한둘이 아니다. 이런 다양한 모바일기기를 좀 더 수월하게 충전할 방법이 없을까.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바로 무선충전 기술이다.

◇이미 100년 전에 나온 기술

무선충전 기술은 최신 스마트폰에는 기본으로 장착돼 있을 만큼 점점 활발하게 쓰이고 있지만 처음 소개된 것은 약 100년 전이다. 크로아티아 출신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는 무선으로 전력을 보내려 전자기파 방식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최근까지도 무선충전 기술은 무선 전동칫솔, 전기면도기, 무선 주전자 등 제한적인 산업 분야에서만 사용해 왔다. 이렇게 적용된 무선충전은 제조사가 제각각 만들었기 때문에 호환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무선충전 기술이 수면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마린 솔자치치 MIT 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자기공명이라는 새로운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이용해 2m의 거리에서 무선으로 램프에 전원을 공급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산업계 및 학계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게 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개인이 사용하는 전력량이 증가함에 따라 유선 충전보다 더 자유롭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에 사용자 요구가 늘고 있다. 여기에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단락, 단선으로부터 안전한 무선충전 기술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무선충전 기술은 어떤 것이 있나.

무선충전은 전기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변환해 무선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자기장을 이용하는 근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과 안테나를 이용한 원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로 나뉠 수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자기장을 이용한 근거리 전송기술이다.

근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에너지를 전송하는 방식과 거리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가 ‘자기유도 방식’이다. 자기유도 방식은 기존의 변압기 작동원리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이 자기장이 수신부의 2차 코일에 유도돼 전류를 공급하는 전자기 유도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각 코일의 고유 공진주파수가 실제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전송주파수와 다르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코일을 소형화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코일의 크기가 줄어들면 전송 거리도 줄어든다. 현재 스마트폰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무선충전 방식이다.

하지만 무선충전 거리가 극히 짧으며 특히 충전 패드에 스마트폰을 정확히 올려놓지 않으면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자기공명 방식이다. 1차 코일에 흐르는 전류로부터 발생하는 자기장이 2차 코일을 통과해 유도전류가 발생하는 것은 자기유도 방식과 유사하지만 1차 코일의 공진주파수와 2차 코일의 공진주파수를 모두 동일하게 제작해 코일 간 공진모드 에너지 결합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자기유도와 다르게 충전 패드 위에 단말을 아무렇게나 올려놓아도 충전이 된다. 충전 거리 또한 2m가량 떨어져 있어도 문제없다. 여러 대의 단말을 동시에 올려놓고 충전할 수 있다.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는 자기유도보다 훨씬 낫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4’에 자기공명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충전 효율성과 표준화 미비 등 몇몇 문제로 결국 자기유도 방식을 채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공명 방식은 현재 기술적으로 상용화에 큰 문제가 없지만 효율이 자기유도보다 10%가량 떨어지고 발열 등 사소한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샘플로 제작된 자기공명 방식 무선충전을 직접 살펴보니 상용화가 머지않아 보인다.

◇표준화는 어떻게

무선충전 표준화는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기유도 방식은 ‘WPC(Wireless Power Consortium)’가 주도하고 있다. 2008년 12월 발족한 민간 표준단체로 2010년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치(Qi)’ 표준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Qi 인증을 받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업계 처음 상용화를 이루게 된다. 현재는 5W뿐만 아니라 15W 표준까지 내놓은 상태다. 회원사는 2014년 3월까지 206개사가 가입돼 있다.

자기공명에는 ‘A4WP’가 있다. 2012년 설립된 A4WP는 삼성전자, 퀄컴을 중심으로 80여 회원사가 있으며 2012년 11월 5W급 자기공명 방식 무선충전 규격을 발표하고 ‘리젠스(Rezence)’ 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갤럭시S4·S5에 자기공명 방식 무선충전 출시 소문이 있었지만 아직 적용된 스마트폰은 없다.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시장조사기업인 IHS는 무선충전 시장이 2013년 2억1600만달러에서 2014년 7억8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2018년에는 시장규모가 8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5년 만에 40배가량 커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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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샌더슨 무선 파워 담당 선임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제조업체에서 무선충전 기능을 제품에 적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곳에 쓰일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연동해 슛의 각도, 속도, 궤적을 측정할 수 있는 축구공에 이미 무선충전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용 분야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3년 전부터 국내에도 무선충전 관련 회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이를 따르지 못해 하나둘씩 정리되며 지금은 자본과 기술력 등에 바탕을 둔 탄탄한 회사들만 살아남은 상태다. 시장 또한 안정적으로 조성돼 가고 있으며 대기업에서 서서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엔 이미 적용 중

무선충전 기술은 2013년부터 이미 스마트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구글은 넥서스 4·5·6 등에 무선충전 기능을 적용했으며 노키아는 루미아 시리즈에 무선충전을 넣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자사의 주력 모델에 무선충전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무선충전 기능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체감상 느끼기에 무선충전의 대중화는 아직 멀게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충전 기능이 제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현재 스마트폰의 무선충전 기능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무선충전 케이스나 충전 패드를 구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무선의 편리함에도 사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아직은 일반화되기 전이지만, 무선충전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에는 패키지로 함께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정한영 코마테크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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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테크는 원래 안테나 관련 사업을 하던 곳으로 알고 있다. 무선충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인가.

▲코마테크는 1985년 설립해 30년 된 회사다. 처음은 통신, 전기 쪽 사업이 시작이었으며 1999년 안테나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대기업의 스마트폰 안테나 제조 1차 벤더로 13년간 등록돼 있다. 주력 사업은 안테나지만 전기파를 전송하는 측면에선 무선충전도 같은 기술로 볼 수 있다. 안테나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정보를, 무선충전을 전자기파로 전력을 주고받는 것이다. 코마테크는 이런 안테나 관련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한 이유가 있나.

▲코마테크는 안테나를 주력으로 하다 보니 B2B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사업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으며 B2B 부품 납품만으로 세계 시장 진입은 어렵다. 이에 B2C 상품을 기획하게 된 것이 무선충전이다. 이미 WPC 회원사로 등록했을 뿐만 아니라, A4WP에도 라이선스 계약을 정식으로 맺었다.

-안테나 기술력이 어떻게 무선충전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현재 연구원을 30명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소에는 10억원을 투자한 전자파 측정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무선충전 또한 전자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내부에서 직접 전자파를 측정해 제품을 만든다. 안테나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SAR 측정 장비를 활용해 무선충전기가 충전할 때 스마트폰의 안테나 감도를 확인, 간섭 현상 최소화에도 신경을 쓴다. 안테나를 잘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코마테크만의 강점이다.

-CES 2015에 참가한 것으로 아는데, 결과는 어땠나.

▲반응이 무척 좋았다. 디자인에서 평가가 좋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 스마트폰에 쓰이는 안테나 기술력에서 많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과 협업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포부는.

▲대기업에 부품 사업을 지속해 오다가 무선충전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미 글로벌로 움직이고 있다. 무선충전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알려지는 것이 목표다. 코마테크의 무선충전 브랜드인 ‘프리디’를 전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

김태우 기자 tk@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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