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산하기관 두 곳에 대해 퇴직 간부 공무원의 ‘낙하산’ 인사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기청에 따르면 2월 임충식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이하 신보중앙회) 회장을 시작으로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두 명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된다.
중기청 차장 출신인 임 회장은 2012년 2월 신보중앙회장에 취임해 오는 2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신보중앙회는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신용보증 지원기관이다. 당초 이 자리는 중기청 국장급 자리였으나 임 전 차장이 회장으로 가면서 1급으로 격상됐다.
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중기청 차장 출신인 송재희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도 오는 4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2009년부터 3년간 중기중앙회 부회장을 한 차례 역임한 송 부회장은 2012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기중앙회 이사회 추천을 거쳐 연임에 성공했다.
중기중앙회와 신보중앙회는 중기청의 대표적인 유관 및 산하 공공기관이다. 특히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자리는 1973년부터 현재까지 40여년간 정부 부처 고위직 퇴직 관료의 ‘몫’이었다. 2003년부터는 중기청 차장 출신 퇴직 간부가 이 자리를 이어받으며 대물림해왔다.
당초 관행대로라면 중기청은 청내 국장급 이상 퇴직 간부를 임기가 끝나는 두 기관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부처 산하 기관장에 대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기청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공직자윤리법개정안 및 시행령개정안’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관련성의 판단 기준을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했다.
중기청 내부에서는 정부의 바뀐 규정이 두 기관과 큰 연관이 없다하면서도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사회 정서상 현재로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사실상 이들 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따라서 중기중앙회 차기 상근부회장 자리와 신보재단중앙회 차기 회장 자리는 공모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 문제는 중기청 국과장급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기청은 산하기관장 인사철이면 기관 내부에서 국장급 이상 고위직 인사가 퇴직하면서 연쇄적으로 대규모 승진 인사가 단행됐으나, 올해는 여의치 않아 보인다.
국장급 승진 TO가 발생하지 않으니 인사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이달 중순 보직 순환 개념의 국장급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유동준 중기청 인사팀장은 “최근 사회 분위기상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자리와 신보재단중앙회 회장 자리는 못 가는 자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 만료 앞둔 중기청 산하기관장 현황
(자료 : 각 기관 취합)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