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케이스는 고급스러운 디자인 구현에는 유리하지만 전도성 높은 소재 특성상 안테나와 전파·전력 송수신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메탈 소재를 기기의 테두리에만 사용할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후면 전체를 메탈 소재로 감싸는 유니보디(Unibody) 디자인에서는 노이즈를 피하기 어려워 메탈 케이스 산업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본격적인 도입이 점쳐지는 무선충전은 메탈 케이스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기능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적용할 무선충전 방식으로는 국제무선충전 표준화 단체인 WPC와 PMA의 규격을 모두 충족하는 자기유도방식이 유력하다. 자기유도방식은 스마트폰의 무선 전력 수신코일과 무선충전 패드 송신 코일이 외장 케이스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닿은 형태로 작동한다.
이달 초 열린 ‘CES 2015’에서 삼성전기가 메탈 케이스용 무선충전 제품을 선보였지만 본격적인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자기 공진 특성을 이용했고 송전 효율성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13.56㎒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아이폰6’에 테두리와 후면 전체를 감싸는 알루미늄 유니보디 케이스를 채택한 애플은 독자적인 특허 기술로 NFC의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했다. 메탈 케이스 일부에 홈을 파고 절연성 물질로 채워 아이폰 내부에 위치한 NFC 안테나가 노이즈 없이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절연띠’다.
그동안 NFC 기능과 거리를 두던 애플이 후기 모델에 무선충전 기능 적용을 염두에 두고 아이폰6에 이를 적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기능이 모두 메탈 케이스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는데다 향후 상호 연관성을 고려해 무선충전·NFC 콤보 형태 모듈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2007년 미국특허청에 출원한 ‘전도성 하우징과 NFC 안테나를 갖는 전자기기’ 특허 등으로 관련 기술을 보호하고 있다. 애플의 특허를 피하면서 메탈 케이스와 NFC, 무선충전을 모두 구현하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새로운 디자인 혁신 카드로 메탈 케이스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또 다른 특허 분쟁의 불씨가 지펴졌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