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제품 특화 전략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대다수 카메라모듈 업체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저부가 구조에 머물렀지만 최근 강점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모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 간 전략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시장 1, 2위를 차지한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고화소 제품 선점 전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부가가치가 높은 1600만·2000만 화소급 고가 카메라모듈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부터 20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화소 고부가 제품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600만·2000만 화소 제품 생산 비중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도 고화소 시장을 공략하지만 삼성전기 전략과 차이가 있다. 2000만 화소 제품을 당장 상업화하기보다는 화질·손떨림방지(OIS) 등 부가기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애플, LG전자 등 주요 고객사들이 화소 경쟁보다는 화질 등 다른 쪽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납품처를 계속 늘리는 한편 자동차 전장 카메라 사업도 키우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파트론은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 시장 선점에 전략 포인트를 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고가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는 200만 화소 제품이 쓰였지만, 올해는 370만·500만 화소 제품이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견 카메라모듈 업체 엠씨넥스는 중저가 스마트폰 및 자동차 전장 카메라 시장에 집중하면서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일본 스마트폰 업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것도 상당한 효과를 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이 적용되는 것도 엠씨넥스에 긍정적이다.
엠씨넥스는 7㎜대 얇은 두께 스마트폰에 쓰이는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생산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부터 모듈까지 직접 생산하고, 제품 설계 능력도 갖춘 덕분이다.
자동차 전장 카메라 시장에서는 국내 1위, 세계 5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엠씨넥스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볼보·푸조 등 완성차 40여종에 자동차 전장 카메라를 공급 중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카메라모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업체 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화된 영역에서 강점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저부가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